이달 개인 투자용 국채 청약에 2000억 원도 안 되는 돈이 몰려 첫달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0년물은 상품을 판매한 뒤 석달 연속 미달 사태를 맞았다. 최근 같이 금융 시장 격동기에 만기는 지나치게 길고 중도 환매 제약은 너무 큰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개인 투자용 국채 단독 판매 대행사 미래에셋증권(006800)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10년물과 20년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총 1896억 9000만 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는 해당 국채를 처음 판매한 6월 4261억 원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또 지난달 3207억 원보다도 크게 적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1500억 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한 10년물이 1761억 2000만 원의 돈을 모집해 1.1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집 금액인 1500억 원만 간신히 넘은 셈이다. 경쟁률도 6월 3.49 대 1, 지난달 1.94 대 1보다 크게 낮아졌다.
발행 한도가 500억 원인 20년물은 135억 7000만 원어치 청약을 받아 0.27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20년물 청약은 6월과 7월에도 모두 미달을 겪은 바 있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 개인의 노후 대비를 위한 자산 형성을 지원할 목적으로 정부가 지난달부터 발행하는 저축성 채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해당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증권사다. 8월 개인투자용 국채의 표면금리(세전)는 10년물 3.185%, 가산금리는 0.22%다. 20년물은 표면금리 3.085%, 가산금리 0.42%다.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 개인 투자용 국채 투자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 만기까지 보유해야만 가산금리, 연 복리,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도에 환매하면 표면금리가 단리로 적용되고 가산금리, 연 복리, 분리과세 혜택은 적용되지 않는다. 중도 환매 가능 시점도 매입 1년 뒤부터다.
기획재정부는 애초 10년물과 20년물의 발행 한도를 동일하게 1000억 원으로 설정했다가 6월 20년물 청약이 미달로 끝나자 잔여 물량을 10년물로 넘긴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후 10년물 발행 한도를 1500억 원으로 늘리는 대신 20년물은 500억 원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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