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애플페이 외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를 허용한다. 그간 애플은 보안을 이유로 타 앱 개발사의 NFC 결제를 차단하고 애플페이 사용을 강제했었다. 기술적으로는 아이폰에서도 삼성페이 사용이 가능해졌지만, 애플이 영미권과 일본 등 일부 국가에만 NFC 결제를 개방하고 외부 결제사에 수수료를 부과할 방침이어서 현실화에는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14일(현지 시간) 애플은 올 4분기 중 공개될 전망인 모바일 운영체제 iOS 18.1부터 NFC 결제를 외부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아이폰을 비롯한 대다수 스마트폰에는 NFC 칩셋이 달려 있어 기기를 단말기에 대기만 하면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 실제 간편결제를 비롯해 모바일 교통카드 등이 NFC 기술을 활용한다. 그러나 애플은 아이폰에서 애플페이 외 앱은 결제에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해왔다. 보안을 이유로 들어왔으나 애플페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수료 때문에 경쟁사 진입을 막아왔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아이폰에서도 애플페이 외 간편결제 앱 사용시 기기를 가져다 대기만 해도 거래를 완료할 수 있게 됐다. 애플페이가 아닌 다른 앱을 아이폰 기본 결제용으로 설정할 수도 있게 된다. 그간 애플월렛을 통해 사용해야만 했던 대중교통 요금 지불, 직장 출입증, 집과 자동차 키 등 NFC를 활용한 기능들도 모두 외부에 개방된다. 북미에서는 추후 정부 발급 모바일 신분증도 사용 가능해질 전망이다.
애플의 태도 변화는 유럽연합(EU)을 위시한 각국 규제당국 압박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앞서 EU 집행위는 “애플이 아이폰 탭앤고(tap-and-go) 기술에 경쟁업체들의 접근을 허용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애플은 NFC 기술을 사용할 외부 개발자들에게 ‘상업적 계약에 대한 수수료’ 물리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또 “특정 산업 및 규제 요건을 충족하고 애플의 지속적인 보안 및 개인 정보 보호 표준을 준수하는 승인된 개발자”만 NFC에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술적으로는 아이폰에도 삼성페이 등 모든 NFC 결제 앱 출시가 가능하지만 애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아이폰 앱 설치는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가능해 우회로도 없다. 허용 지역도 미국과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영 연방 국가, 일본과 브라질로 한정했다. 한국은 제외됐고 NFC 결제를 무료로 풀 것을 요구하고 있는 EU도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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