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미국 경기침체 공포가 사그라들면서 코스피지수가 이달 초처럼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여부, 박빙 상황에 놓인 미국 대선, 불안정한 중동 정세가 증시의 변수로 작용하면서 국내 주가 지수도 계속 박스권 흐름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피는 9일 2588.43보다 108.80포인트(4.20%) 상승한 2697.23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764.43에서 21.90포인트(2.86%) 오른 786.33에 장을 마쳤다.
12~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가가 1조 8144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가운데 기관도 1853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개인은 2조 63억 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1397억 원, 179억 원씩 순매도했고 개인만 197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번주 코스피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진정되면서 주가도 2700 가까이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증권사들은 7월 미국 실업률 발표 이후 주식시장을 덮쳤던 경기침체 공포,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저렴한 엔화로 매수한 해외 자산 재매도) 우려 등은 당분간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폭 예상치도 기존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증권사들은 다만 미국 대선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박빙 양상으로 흘러가는 점은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어느 후보도 확실히 승기를 잡지 못한 만큼 이들의 정책 공약이 즉각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상황에 따라 ‘해리스 트레이드(해리스 부통령 수혜주에 베팅하는 현상)’가 나타날 수 있다고도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한국은행 금통위의 선제 금리 인하 사능성, 이란·이스라엘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도 주시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NH투자증권(005940)은 이에 따라 다음주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2580~2710으로 제시했다. 증시 상승 요인으로는 경기침체 우려 완화와 주가 고평가 해소 등을,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대선 불확실성을 들었다. 다음주에 관심을 둘 만한 업종으로는 반도체, 바이오, 화학, 금융 등을 거론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미국 대선 상황은 어느 한쪽이 승리 했을때에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들을 거래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정책 민감 업종들의 성과는 미국 대선 전까지는 밋밋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다음주는 한미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과 미국 경제에 대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경제 정책을 발표하면 해리스 트레이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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