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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위크 앞둔 한은…메시지 수위 조절에 고심

부동산·내수 부진 등 변수 산적

통화정책 시그널따라 시장 출렁

시장선 "적극 소통나서야" 조언





8월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잭슨홀미팅을 앞두고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에 대한 메시지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면 살짝 매파적인 색채를 드러낼 필요가 있지만 내수 침체가 심해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일부 기대를 완전히 저버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18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21일부터 22일까지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경제신문의 ‘8월 서경 금통위 서베이’에서는 응답자의 82%가 동결을 점쳤다.

핵심은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이다. 금통위 뒤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가 어느 수위로 얘기할지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문구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7월 금통위만 해도 한은이 매파적 결정을 내렸지만 당일에만 국고채 금리가 상승했을 뿐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금통위의 생각과 반대로 움직였다.



특히 이번 주에는 연준의 통화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잭슨홀미팅이 잡혀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2~24일(현지 시간) 열리는 잭슨홀미팅에 참여한다. 파월 의장의 연설은 23일로 예정돼 있다. 금통위 이후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0.5%포인트 인하 같은 ‘빅컷’을 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파월 의장의 연설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힌트를 상당 부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하면 8월 금통위는 중요한 이벤트를 보지 못한 채 회의를 해야 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문제는 제한된 상황에서 한은이 적절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총재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과 가계부채·환율 등 여러 변수들을 감안하면 한은이 금리 인하에 대한 강한 시그널을 줘서 시장을 부추길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도 한은이 ‘약간 매파적’ 동결에 나설 것이라며 “이 총재가 즉각적인 금리 인하와 관련한 명백한 시그널을 제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금리 인하를 언급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경우) 한은이 부동산을 자극했다는 화살을 피하기 위한 장치를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만 보면 금리를 내려야겠지만 한은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중동 리스크까지 겹쳐 통화정책 변수만 더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메시지가 정교하면서도 분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7월 금통위 당시 시장과 언론이 잘못 해석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 메시지가 잘못 전달되면 부동산 가격을 부추길 수 있다”며 “한은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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