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주로 팔리던 소고기 육수가 한여름 뜻밖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제품을 차게 조리할 경우 평양냉면 맛과 유사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국물요리 제품 비비고 소고기 양지육수는 지난달 11만 4000개가 팔려 나가며 역대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전월 대비는 169% 증가한 수치다. CJ제일제당 측은 “이 제품 성수기가 겨울임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본래 샤브샤브나 소고기 무국을 조리하는 용도로 출시된 비비고 소고기 양지육수가 한여름 불티나게 팔린 데는 온라인에서 공유된 평양냉면 레시피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레시피는 소고기 양지육수와 시판 메밀면에 맛소금을 넣어 차게 조리하면 평양냉면과 유사한 맛이 난다는 내용이다. 7월 SNS 상에 처음 게시글이 올라온 이후 우후죽순 확산됐다.
이 같은 현상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재창조해내는 ‘모디슈머’ 열풍이 배경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에 아이스티나 갈아만든배 음료를 섞은 ‘아샷추·배샷추’가 인기를 끄는 현상과도 맥락이 맞닿아 있다.
소비자들이 장기화되는 외식 물가 상승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원인이다. 이번에 화제가 된 레시피의 가격은 1인분을 합산해도 50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회사 자체 온라인몰인 CJ더마켓 기준 소고기 양지육수가 한 팩에 3500원, 백설 메밀소바도 4인분 3980원에 불과하다.
회사 측은 이런 소비자 수요를 반영해 CJ더마켓에서 비비고 소고기 양지육수와 백설 메밀소바를 묶어 할인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제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추후 최적 레시피 등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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