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당국이 중국으로 구리 스크랩 1000억 원 상당을 밀수출한 업체들을 잡아냈다.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부산세관은 구리 스크랩을 고철 스크랩으로 속여 중국으로 밀수출한 업체 7곳을 적발했다.
이들 업체가 밀수출한 물량은 총 1만 2970t 규모로 추산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998억 원어치다. 이들은 구리 스크랩 가격의 15% 인팎인 고철 스크랩으로 품명을 속이는 식으로 중국으로 밀수출하는 방식을 썼다.
수출 시 단가를 낮게 신고한 가격 조작 물량은 5만 5078t에 달했다. 이들은 등급에 따라 ㎏당 7.61~8.69달러 달러 수준인 구리 스크랩 가격을 ㎏당 0.3~1.2달러로 신고했다. 이로 인해 누락된 매출액은 3743억 원이나 돼 약 700억 원가량의 법인세를 탈루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자산을 통한 환치기 목적의 자금세탁 규모도 1392억 원에 달했다.
부산세관은 중국계 수집상들이 국내에 유통되는 구리 스크랩을 중국으로 밀수출한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올해 4월경부터 조사를 실시했다. 업계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으로 구리 스크랩이 무더기로 팔려나간 탓에 구리 스크랩을 원료로 쓰는 국내 전선·파이프·건축자재 업체들이 원료 공급 부족에 시달린다는 애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인천·광주 등 6개 본부세관도 선적을 앞둔 고철이나 구리 스크랩의 불시검사 비율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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