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인수합병(M&A)로 꼽히는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인수전이 본격화된다. 매각가 5조 원에 달하는 규모여서 MBK파트너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국내외 대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대거 뛰어들 전망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다음달 13일 구속력 없는 가격 제안(논바인딩오퍼)을 받을 예정이다. 대상은 에어프로덕츠와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100%이다.
국내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는 과거 DIG에어가스(구 대성산업가스) 팀이 그대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수부터 매각까지 완료했던 만큼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강점이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7년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를 대성그룹과 골드만삭스로부터 1조7000억 원가량에 매입했고, 2020년 맥쿼리자산운용에 2조5000억 원에 팔았다.
인프라 파트에서 검토하고 있는 KKR의 경우 과거 포트폴리오였던 특수화학제품 제조업체 록우드홀딩스 최고경영자(CEO)로 세이피 가세미 에어프로덕츠 회장을 선임했던 인연으로 밀접한 관계로 전해졌다. KKR은 올해 초에는 독일 재생에너지 기업 엔카비스 인수에 28억유로(4조 2000억 원)을 베팅하기도 했다.
이 외에 한앤컴퍼니와 브룩필드자산운용, 블랙스톤, CVC캐피탈,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EQT파트너스 등 대형 PEF도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글로벌 산업가스 업체 에어프로덕츠의 한국 자회사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린데코리아(매출 약 1조 원)에 이어 국내 산업용 가스 2위 업체다. 지난해(9월 결산 법인) 매출액은 7651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1665억 원을 기록했다. 산소, 질소, 아르곤 등 일반가스를 제조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DIG에어가스, 에어퍼스트, 그린에어까지 포함해 사실상의 과점 시장이다.
특히 원매자들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5공장(P5) 가스공급자로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선정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평택캠퍼스 제1~4공장(P1~P4) 가스 공급은 에어프로덕츠, 린데코리아, 에어퍼스트 등이 나눠서 수주했고, 5공장은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에 가스를 공급하게 되면 실적과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지게 돼 매각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시설 투자부터 삼성전자 공급 여부까지 입찰시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328억 원이고 20배 가량의 멀티플을 적용하면 매각가가 5조 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블랙록에 에어퍼스트 소수지분을 매각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가 EBITDA 멀티플 25.5배인 3조7000억 원 수준이어서 무리한 가격이 아니라고 보는 분위기다. 인프라 분야는 경기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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