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가가 1달러 미만에서 거래되는 ‘동전주(penny stock)’의 상장폐지를 반년 이상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내 증시도 동전주 급증과 좀비기업 문제가 심각하지만 뚜렷한 대책 없이 방치하면서 증시 밸류업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은 최근 동전주 상장 유지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통상 미국에서는 주당 1달러 미만, 국내에서는 주당 1000원 미만에 거래되는 저가 주식을 동전주로 부른다.
나스닥 규정에 따르면 상장사 주가가 30영업일 연속 1달러 미만으로 거래되면 상장폐지된다. 나스닥은 개선 기간을 180일씩 두 차례 부여하는데 기업이 이의 제기를 하면 180일 동안 추가로 상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주가가 1달러 미만이라도 최장 540일까지 거래되는 셈이다. 이에 나스닥은 기업의 이의 제기와 무관하게 첫 통보 이후 360일이 지나면 즉시 상장폐지하고 장외시장에서 거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저가 주식과 부실 기업 투자로 인한 투자자 위험 요인을 빠르게 제거하려는 의도다.
반면 국내 증시는 들어오기는 쉽고 나가기는 어려운 방향으로 역주행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2022년 기업의 부담을 줄이겠다며 즉시 상장폐지할 수 있는 사안도 실질심사를 받게 했다. 이에 코로나19 등으로 재무 사정이 악화됐던 기업은 기사회생할 기회를 잡았지만 퇴출 절차가 늘어져 좀비기업도 함께 살아났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동전주는 2022년 179개에서 올해(8월 21일 기준) 232개로 늘어났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동전주를 방치하면 좀비기업에 투자금이 묶이는 부작용이 심각한 만큼 원활한 상장폐지가 이뤄지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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