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21일 “인공지능(AI) 성장 트렌드가 계속되면 SK는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하드웨어 관련 사업, 대규모언어모델(LLM) 등과 같은 서비스 모델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4’ 마무리 세션에서 “중간에 덜컹거리는 과정이 있겠지만 AI 산업은 우상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각에서 AI에 대한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연일 적극적 투자와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최 회장은 “AI가 가져오는 변화들이 우리에게는 모두 기회”라며 “지금 확실하게 돈을 버는 것은 AI 밸류체인이며 빅테크들도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트렌드를 잘 활용해 변화를 빨리 이끌어 나가는 것이 우리가 AI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며 “그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언젠가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되고 나면 전체적인 순환 사이클이 돌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최 회장은 최근 엔비디아·TSMC·오픈AI·MS·아마존·인텔 등 글로벌 AI 사업을 이끄는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얻은 혜안도 공유했다. 그는 “빅테크들은 AI 데이터센터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원자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며 “그로 인해 에너지 믹스에 변화가 생기면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날 최 회장이 언급한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사업과 LLM 서비스 모델은 SK가 그리는 AI 밸류체인의 주요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000660)는 향후 5년간 82조 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 등에 쓰이는 AI용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SSD(eSSD) 고도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SK E&S와 합병을 앞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096770)은 열 관리를 위한 액침냉각 기술과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통해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SK텔레콤(017670)은 글로벌 통신사 AI 연합체인 ‘글로벌 델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기반으로 LLM을 공동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최 회장은 이날 ‘SK의 경영 헌법’인 SKMS(SK 경영 관리 시스템)의 실천도 재차 당부했다. 그는 “변화의 시기를 맞을 때마다 SKMS를 다시 살펴보며 우리 그룹만의 DNA를 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하는 길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천포럼은 2017년 최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지식 플랫폼의 필요성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올해는 ‘AI 전략과 SKMS 실천’을 주제로 19일부터 이날까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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