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사가 올 상반기 매출 감소에도 흑자를 기록하는 등 이른바 ‘불황형 흑자’를 나타냈다. 전력 판매가 정체된 가운데 모기업인 한전으로부터 받은 정산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22일 각 사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대 발전사의 매출액은 모두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한국남부발전의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3조 121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조 2542억 원에서 1조 1332억 원(26.6%) 줄었다. 한국동서발전은 올해 상반기 2조 4087억 원의 매출을 내 지난해(3조 1204억 원)보다 22.8% 감소했다. 한국남동발전과 한국서부발전 역시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각각 22.3%와 19.9% 줄었다.
5대 발전사 모두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줄었지만 영업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동서발전(1225억 원)을 제외한 4개 발전사가 모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중부발전으로 지난해 상반기 953억 원 적자를 냈으나 올해 상반기 2226억 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406억 원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 2166억 원 흑자로 전환했고 남동발전은 234억 원 적자에서 189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발전사 대다수가 흑자 전환한 것은 한전의 정산조정계수 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2분기 발전 5개사의 전력거래량은 지난해보다 최소 6%에서 최대 13.7%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4월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가 석탄화력에 정산조정계수 1을 적용하면서 발전 자회사들이 수익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정산조정계수가 1에 가까워질수록 발전사의 수익이 늘어난다.
연료비 절감도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5대 발전사 모두 올해 상반기 유연탄 매입 단가가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상반기 톤당 24만 3036원에 유연탄을 매입했지만 올해는 톤당 18만 4031원에 매입했다. 다른 발전사 역시 유연탄 매입 단가가 전년보다 16~18% 줄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러시아 공급사 제재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대비해 대체탄을 선제적·전략적으로 확보해 조달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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