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자동화(EDA)툴 업체인 지멘스EDA가 회사의 툴에 인공지능(AI)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점차 복잡해지는 반도체 회로를 더욱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고도화한 AI를 설계 툴에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마이크 엘로우 지멘스EDA 실리콘시스템부문 CEO는 22일 서울 잠실롯데 호텔에서 열린 '지멘스 EDA 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의료·자동차·통신·가전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반도체 수요 증가와 함께 구조도 복잡해지고 있고, 비용 상승과 인력 부족까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엘로우 CEO는 반도체 설계 프로그램인 EDA 툴의 효율성이 더욱 높아져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멘스EDA가 ‘스마트’한 툴을 고객사에 제공하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은 AI 도입다. 지멘스EDA는 각종 AI 기술과 클라우드 데이터를 EDA툴에 통합해 제품을 최적화하고 있다. 회사는 2008년 기계학습 기능을 도입한 데 이어 생성형 AI 적용까지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멘스EDA는 AI로 강화된 설계 자동화 툴링, 개방형 생태계를 지원하고 있다고"고 설명했다. 또 "지멘스 EDA는 디지털 트윈까지 상용화해 3D 설계회로(IC)와 5나노 이하의 최첨단 반도체 설계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지멘스EDA는 시높시스, 케이던스 등과 함께 EDA 분야에서 글로벌 3대 회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EDA 시장 점유율은 시높시스, 케이던스, 지멘스EDA가 각각 32%, 30%, 13%씩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은 3개 회사의 EDA 솔루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지멘스는 설계 검증 소프트웨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현재 글로벌 상위 50개 반도체 회사들이 지멘스의 대표 검증 소프트웨어인 '캘리버'를 활용하고 있다.
지멘스EDA는 이러한 솔루션을 기반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회사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엘로우 CEO와 함께 기자간담회에 배석한 김준환 한국지멘스EDA 대표는 "첨단 공정 외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삼성 디자인서비스파트너(DSP)들과도 적극적으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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