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대금 미정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기업 회생을 신청한 인터파크커머스가 23일 법원으로부터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승인받았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는 이날 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에 대한 심문을 열고 ARS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인터파크커머스 측은 앞으로 한 달 동안 회생 절차 진행을 보류하고 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변제 방안을 협의한다. 티몬·위메프와 같은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피해자들을 최대한 줄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매각 절차를 지금도 열심히 진행하고 있으며 좋은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매각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티몬·위메프와 함께 큐텐그룹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는 16일 일부 전자결제대행(PG)사 등이 판매 대금 지급을 일방적으로 보류해 정산이 지연됐다며 ARS 프로그램 형태의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한편 이날 티몬은 모회사 큐텐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재무·자금 조직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티몬은 2022년 큐텐에 인수된 뒤 큐텐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에 재무 기능을 떼어준 채 기형적으로 운영돼 왔다. 이는 미정산 사태를 초래한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지적돼 온 만큼 재무·자금 조직의 복원은 독립 경영의 상징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티몬은 고객의 구매를 지원하는 결제 조직과 준법 경영을 위한 법무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상품본부를 신설하는 등 영업 조직도 재편했다. 특히 영업 부문을 관장하는 상품본부는 대표 직속으로 플랫폼 정상화를 위해 앞장설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본부장은 류광진 대표가 겸임한다.
류 대표는 “현재 투자 유치와 자본 확충 등 회사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조직 쇄신을 기점으로 대내외 신뢰 회복과 장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티몬은 13일 회사 경영진과 채권자가 모여 첫 회생 절차 협의회를 가진 데 이어 30일 2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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