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좀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미국의 AI 전력인프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질수록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커져 전력인프라 관련 회사들이 집중적으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L 미국AI전력인프라 ETF’는 지난달 상장 이후 5.36%의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빅테크와 AI 관련 종목들이 조정을 겪으면서 수익률이 나쁜 상황이지만, ‘블랙 먼데이’였던 5일 이후로는 8.04%의 수익률을 거두면서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SOL 미국AI전력인프라 ETF’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력망 시스템 설비, 원자력 관련 20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전날 기준 순자산은 153억 원 수준이다. ‘SOL 미국AI전력인프라 ETF’는 전날 기준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를 9.63%의 비중으로 가장 많이 투자한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미국의 대형 원자력 발전 기업이다.
이 밖에 데이터 센터 서버 시스템을 위한 전력‧냉각 솔루션을 제공하는 버티브 홀딩스를 8.83% 비중으로 편입한다. 미국 최대 재생에너지 유틸리티 기업인 넥스트에라 에너지(7.72%), GE 버노바(7.22%), 데이터센터용 변압기 제조업체인 이튼(6.56%) 등도 주요 투자 대상이다.
최근 장세에서 AI 관련 종목들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투자 전문가들은 전력망과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여전히 성장이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빅테크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관련 전력망과 에너지원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총 전력 소비가 2026년에 2022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전력 인프라 관련 투자 상품의 매력을 높인다. 현재 AI 데이터센터는 미국 동부에 밀집돼 있지만 태양광은 미국 서부에, 풍력은 중부 지역에 밀집돼 있다. 이에 더해 데이터센터로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기존 전력계통 시스템 역시 노후화된 상태라 교체 작업이 필요한 상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전력 인프라와 차세대 클린 에너지원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발전 과정 속에서 전력 부족을 예상해고 일찍이 투자를 진행해온 만큼 중요성이 계속 부각될 것”이라며 “미국 대선 두 후보 모두 원자력과 전력망 확충에는 긍정적인 입장이라 AI 전력 인프라는 중장기 투자 테마로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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