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금융 정보 업체 퀵팩트셋의 데이터를 활용해 일본·미국·유럽·중국 등 글로벌 상장사 약 2만 3700곳의 올 2분기 실적(21일 기준 미발표 시 시장 예상치)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순이익 합계는 1조 1000억 달러(약 1471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세계 전체 시총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전체 17개 업종 중 10개의 순이익이 증가한 가운데 실적 개선의 견인차는 하이테크 업종이었다. 전자 업종의 순이익이 37% 증가했는데 시황 회복과 AI 붐의 영향을 받은 반도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순이익이 36%나 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고 SK하이닉스도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10%)를 비롯해 아마존·애플·알파벳·메타 등 빅테크 5개사 모두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중국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의 순이익은 29% 줄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쟁 기업 간 가격경쟁이 심화하면서 중국 내 쇼핑 사업이 부진을 겪었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해외로도 그 영향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에서 과잉생산된 철강이 주변국으로 저가에 유입되면서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다른 나라 제품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제철도 중국산 저가 공세에 11%나 순이익이 축소됐다.
미국 경기에도 불안감이 묻어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 철강 대기업 뉴코어는 강재 출하 감소와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쳐 순익이 56% 줄었다.
한편 시장 예상치가 나온 상장사 3800곳에 대한 3분기 순이익 전망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EV) 판매가 부진하면서 자동차 업종은 7%, 시황 부진이 이어지는 소재·에너지 업종은 5% 감익이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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