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연말께 일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23일 교도통신·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이날 오전 중의원(하원) 재무 금융위원회 폐회 중 심사에 출석해 “경제와 물가가 우리 예측과 일치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 완화 정책을 계속 조정할 것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7월 기준금리를 0%~0.1% 범위에서 0.25%로 ‘깜짝 인상’한 것에 대해서도 “경제와 인플레이션 상황을 반영해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예상 밖의 금리 인상으로 이달 5일 전 세계 금융시장에 대규모 매도세를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에다 총재는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주요 촉매제였다”며 “미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누그러들면서 시장 혼란도 줄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금융시장이 아직은 불안정한 상황에 있다”며 “당분간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우에다 총재의 이번 발언을 놓고 “이달 초 금융시장 혼란을 촉발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영향을 상대적으로 축소하는 듯하다”며 “일본은행이 향후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크레디트아그리콜 CIB의 데이비드 포레스터 수석 전략가는 “최근의 금융시장 혼란에도 우에다가 이러한 수사를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은 엔화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우에다 총재의 발언 직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0.7% 강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146엔대에서 소폭 떨어진 145엔 중반대를 오르내렸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연말께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13~19일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의 57%(54명 중 31명)가 일본은행이 연말에 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예상 기준금리 중위 값은 지금보다 25bp 오른 0.5%로 나타났다. 22명이 시기를 예측했는데 약 3분의 2(14명)는 12월, 3분의 1(8명)은 10월로 내다봤다.
로이터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글로벌 경쟁국들이 금리 인하로 기울고 있음에도 일본은행이 수십 년에 걸친 대규모 통화 부양책에서 점진적으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돼 있다”고 짚었다.
다케다 아츠시 이토추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정책 금리는 매우 완화적”이라며 “일본은행은 2% 물가 안정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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