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협회 임원들이 파리올림픽 출장을 다녀오면서 항공료 전액을 협회 운영비로 대신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비로 항공료를 내고 출장을 다녀온 양궁·탁구협회 임원들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 행보인 셈이다. 가뜩이나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 선수의 작심발언 이후 배드민턴협회의 부조리 행위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회장과 임원진들은 지난 5년 동안 기부금은 단 한푼도 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대한체육회로부터 받은 '2024년 파리올림픽 참가 종목단체 항공 지원 관련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배드민턴협회 소속 임원 총 8명 전원이 협회의 운영비로 항공료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대한양궁협회에서는 임원 12명 중 10명이 개인 돈으로 항공비를 냈고, 대한사격연맹에서는 회장이 나머지 임원 3명의 항공편을 사비로 지원했다. 대한탁구협회나 대한수영연맹도 임원 개인이 일부 부담을 하는 등 협회 운영비 사용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배드민턴협회 회장과 임원진들은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협회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로 꼽히는 '기부금'조차 일절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체육회 소속의 65개 회원종목단체의 '결산 세입 세출 현황'에서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배드민턴협회의 기부금 항목은 모두 다 '0원'으로 집계됐다.
올림픽에 나간 다른 종목 대부분이 기부금을 받아 선수를 지원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한양궁협회의 정의선 양궁협회장(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83억 원을 기부하며 지난해(66억 원)보다 기부액을 늘렸다. 이 밖에 다른 종목 대부분도 기부금을 받아 선수를 지원하는데 배드민턴협회에 한 푼도 기부금을 내지 않은 수산업체 대표, 치과의사 등의 임원진이 수십 명이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에 한 푼의 기여도 없는 임원진이 파리 출장 항공권의 부담은 모두 협회에 모두 뒤집어 씌운 셈이었다.
한편 지난 2021년 취임한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은 생활체육인 출신이다. 현 회장 취임 직전인 2000년대까지 배드민턴협회는 대교그룹의 지원을 받았다. 강유정 의원실 측은 "배드민턴협회는 너무 구시대적인 권위주의적인 방식이 문제가 된다"며 "특히나 후원금이 0원인 것 또한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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