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이 노년 여성의 일부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남성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계란 섭취가 노인들의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캠퍼스 연구진에 따르면 계란 섭취는 여성의 인지 기능, 특히 의미기억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미기억은 일반적인 ‘지식’관련 기억 외에 동물 이름, 숫자 등 단순한 사실이나 개념 등에 대한 기억을 의미한다.
또한 계란은 식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음에도 남녀 모두에 해로운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캘리포니아 남부에 거주하는 중상층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인 ‘란쵸 베르나르도 연구’의 자료를 활용해 계란 섭취와 인지 기능 간의 관계를 조사하였으며, 시간에 따른 변화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1988~1991년·1992~1996년 진행한 인지 평가와 계란 섭취량을 기준으로 선택했다. 55세 이하와 뇌졸중을 겪은 참가자 등을 제외한 890명(여성 533명·남성 357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평균 연령은 남성 70.1세, 여성 71.5세다.
국제 학술지 ‘영양소’( Nutrients)에 19일(현지시각)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지 기능 평가는 △기억 등록, 주의력, 시공간 구성, 회상, 언어, 계산 등 전반적인 인지 기능을 평가하는 간이 정신 상태 검사(MMSE), △정신적 유연성, 주의력, 시각 운동 추적과 같은 실행 기능을 평가하는 기호 잇기 검사 파트 B(트레일 B), △언어적 유창성과 의미기억력 측정과 함께 참가자가 1분 동안 기억 속의 동물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유창성 테스트까지 세 가지로 이뤄졌다.
연구진들은 질문지를 통해 계란 섭취량을 기록하고, 참가자들의 식단, 생활 습관, 의학적 병력 등을 고려했다.
남녀 간 차이를 감안해 성별 분석을 수행했다. 선형 회귀 분석을 사용하여 계란 섭취와 인지 능력 변화 간의 관계를 조사했으며, 나이·교육 수준·생활 습관· 영양 섭취 등 다양한 변수를 조정했다.
그 결과 계란 섭취가 남성과 여성의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주당 계란 섭취량이 더 많은 여성은 평균적으로 4년 동안 언어 유창성 감소폭이 더 작았다. 특히, 계란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크지는 않지만 유창성 점수 저하가 유의미하게 적었다. 예를 들면 동물 이름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는 능력을 더 잘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MMSE나 트레일 B와 같은 다른 인지 평가에서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남성의 인지기능 저하에도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계란 섭취와 남성의 인지 기능 사이에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다른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다만 연구진은 4년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관찰 기간, 자가 보고 데이터에 대한 의존 등 한계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주당 계란 섭취량이 더 많은 노년 여성들이 4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의미기억력과 실행 기능이 덜 저하된 것은 계란이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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