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임직원 집합교육과 워크숍을 위해 운영됐던 유통업계 기업연수원이 기업간거래(B2B)의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식사나 인테리어가 훌륭하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타 기업이나 기관의 이용 문의가 빗발치는가 하면 일반인에게 주목받는 사례들도 나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동원리더스아카데미의 연간 외부 방문객수는 꾸준히 늘어나 현재 5만여 명에 달한다. LG전자는 연 14차례 기능직 사원들을 이곳 동원그룹 연수원으로 보낸다. 현대모비스와 한국전력기술, 가스안전공사 등도 신입직원 연수와 직무 교육에 연중 수시로 이곳을 활용한다.
동원그룹이 다른 기업의 단체교육 수요를 성공적으로 흡수한 건 연수원의 기본기 중 하나인 ‘식’에 강점이 있어서다. 구내식당을 식자재 계열사인 동원홈푸드가 직접 운영하는 데다 ‘고메홀’이라는 이름의 조리실습실도 갖춰져 있다. 여기서 열리는 쿠킹클래스는 기업 연수의 콘텐츠 역할을 한다. 할랄푸드를 내놓는 등 식단도 세부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 국가들이 주한 공무원들을 이곳에 보내 한국 문화를 배우게 하는 이유다. 동원그룹 측은 “리더스아카데미 사용을 신청한 기관이나 기업의 사전 정보를 파악해 맞춤형으로 운영을 지원하고 있는 점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소비자들과 접점이 많은 유통 대기업들이 일반인의 눈높이에서도 양호한 시설과 인테리어를 갖춰 주목받는 경우는 많다. 지난 2023년 문을 연 서울 장충동 ‘신세계 남산’이 대표적이다. 신세계그룹 두 번째 연수원인 이곳은 설계시부터 컨퍼런스와 클래식 공연, 레스토랑과 카페 등 교육 이외의 목적까지 염두에 두고 경기 용인 인재개발원과는 별개로 만들어졌다. 1층에는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디저트 카페를 운영해 접근성을 높이고, 경관이 뛰어난 5층 ‘테라스 남산’ 전망대는 외부에 공개했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연수원 ‘미지움’은 독특하고 현대적인 외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건축계 노벨 상’으로도 불리는 프리츠커 수상자이자 세계적 거장인 포르투갈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건물이다. 서울 필동에 자리잡은 CJ인재원은 임직원용 결혼 예식장 품질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연수원은 임직원 복리후생을 위한 플랫폼이자 지역사회 소통의 장에 이르기까지 과거보다 점점 역할이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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