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009150)가 인공지능(AI) 서버, 전장 등 수요에 대응해 2년 안에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제품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FC-BGA 사업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해 전기 신호를 전달하고 칩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 기판과 반도체를 구리 등 금속선으로 직접 연결하는 와이어본딩 방식에서 최근에는 FC-BGA 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이는 기판 표면에 원형의 금속을 형성해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주로 기판 가장자리에 자리잡는 금속선보다 원형의 금속은 더 넓은 면적에 형성할 수 있어 PC, 자동차, 네트워크 중앙처리장치(CPU) 및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프로세서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컨트롤러 등이 집약된 AI 서버 반도체 분야에서 FC-BGA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개발팀장(상무)은 "과거에는 전력 효율 등 기술을 모두 디바이스로 해결하려고 했는데 요즘에는 기판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그래야 전체적인 비용은 낮아지고 성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2022년 10월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기의 기판 기술력은 글로벌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삼성전기는 업계 최고 기술력으로 평가받는 일본·대만 업체들과 같이 20층 이상의 고층 기판을 만들 수 있다. 또한 기판을 A4용지 두께 10분의 1 수준인 10㎛(마이크로미터)로 뚫어 연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세회로 회선 폭도 머리카락 두께의 20분의 1인 5㎛ 이하 수준으로 구현 가능하다.
2026년까지 고부가 FCBGA 제품 비중을 50% 이상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황 상무는 “AI 서버를 비롯해 네트워크, 자율주행차 등 고품질 기판 중심의 사업이 급성장할 것”이라며 “실제 AMD에 서버용 고성능 기판 공급을 시작하는 등 거의 모든 플레이어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차별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장용 기판 시장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기판을 개발하기도 했다. 황 상무는 "서버 기판과 전장용 기판의 기술은 동일하지만 전장에서 요구하는 (높은) 신뢰도 기준이 있다"며 "내부적으로 품질을 보증하는 신뢰도 레벨은 전장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높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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