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그룹 창업자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의 장·차남이 이끄는 한미사이언스(008930)와 모녀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3인 연합’ 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3인 연합의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에 한미사이언스 측이 “경영상 필요에 의한 투자 유치 방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다.
한미사이언스는 26일 송 회장 모녀와 신 회장 등 대주주 3인이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전달한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신 회장으로 구성된 대주주 3인 연합은 지난달 29일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차지한 형제에 맞서 이사회 구성원을 12명으로 늘리고 신규 이사 3인을 선임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3인 연합이) 임시주총 소집에 어떤 명분도 없고 가결 가능성도 낮음에도 ‘이사회 구성의 유연성 도모를 위해’라는 모호한 사유로 이사 수를 늘리자는 정관 변경안을 포함시켰다”며 “이사 후보자 특정도 못한 상태에서 임시주총 소집청구서 발송부터 한 의도를 반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 상황을 전제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은) 제3자 배정 신주발행과 전환사채 발행,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과 투자유치를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지난 13일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를 만나 상속세 관련 오버행 이슈를 해소하기 위한 투자 유치를 강조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당사는 장기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국내 유일의 글로벌 파마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뿐 아니라 단기적인 자금 수요 충족 및 채무 경감을 위해서도 투자 유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경영상 필요에 의한 자금 조달을 계속 방해하려는 행위는 배임적 행위이고, 이러한 상황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3인 연합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신동국 등 주주들의 투자 유치 방해는 결국 소액주주들의 피해로 귀결된다”며 “오버행 이슈는 회사의 뛰어난 성과에도 주가 상승을 억제하고 주요 주주들의 주식 대량 매도시 주가 급락으로 소액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 유치 방해는 주요 주주들 사이의 적법한 합의에 대한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며 “(외부 투자 유치 등을 약속한) 국세청에 대한 기망이 돼 상속세 납부기한 연장 취소 등 세무당국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결국 당사와 소액주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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