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전문업권이 10년 만에 최악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빚을 못 갚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부실 PF 사업장 정리 등 적극적인 부실채권 감축을 통해 자산 건전성을 개선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들의 올 상반기 연체율은 전년 말(1.63%) 대비 0.06%포인트 상승한 1.69%로 집계됐다. 약 10년 전인 2014년 말(1.69%)과 같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할부금융사·리스사·신기술금융사 등 비카드 여전사의 연체율 역시 2.05%로 전년 말(1.88%) 대비 0.17%포인트 올랐다. 이 역시 2015년 말(2.25%) 이후 최고치다.
다른 자산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상승세다. 카드사들의 올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전년 말 대비 0.03%포인트 오른 1.17%로 집계됐다. 비카드 여전사 역시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0.79%포인트 상승한 2.99%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순이익은 모두 개선됐다. 8개 전업 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 499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 4168억 원) 대비 822억 원(5.8%) 늘었다. 이자·대손비용 등 총비용이 7043억 원 증가했으나 카드 대출 수익, 할부 카드 수수료 수익, 가맹점 수수료 수익 등 총수익이 7865억 원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비카드사들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할부금융사·리스사·신기술금융사 등 비카드 여전사 169곳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1조 6171억 원) 대비 607억 원(3.8%) 줄어든 1조 5564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대부업권에서도 연체율이 치솟으며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개인대출 상위 대부 업체 30곳의 연체율은 12.8%로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평균 연체율은 20.2%로 4.7%포인트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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