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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양·ABL생명 인수한 우리금융, 대주주적격성 아닌 자회사 편입 심사 받는다 [황정원의 Why Signal]

다자보험과 1.55조 SPA 체결

CET1비율 0.08% 하락 그쳐

지주사는 경평등급 등 들여다보고

기관경고 등 도덕성은 해당 안돼

부당대출 리스크 피해갈 가능성

10년전 KB, LIG손보 특례 사례도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여의도 우리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대상 간담회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금융그룹이 1조5500억 원에 동양생명(082640)·ABL생명을 패키지 인수하기로 하면서 다음 단계는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다. 다만 금융지주사의 보험사 인수에 대해서는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아닌 자회사 편입을 들여다보게 돼 부당대출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동양·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 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며 총 인수가는 1조5493억 원이다.

인수에 따른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은 8bp(1bp=0.01%)여서 거의 영향이 없다. 현재는 12.04%로 당국의 권고 기준 12%를 충족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316140)는 이사회 요청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여부 검토사항도 함께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서는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최종 인수까지 최대 관건은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다. 금융당국이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불법 대출에 엄정한 제재를 시사하고 있어 이번 인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보험, 카드, 증권 등의 업종을 인수할 때 지배구조법상 대주주 변경 승인이 아닌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도록 돼있다. 즉, 금융감독원에서도 보험감독국이 아니라 금융그룹감독실에서 심사한다는 얘기다.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사가 자회사 편입시 제16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자회사 편입승인이 필요하며 이 경우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타법인 주식취득 승인, 지배구조법상 대주주 변경 승인,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신고는 면제된다.

당국이 자회사 편입시 주로 살펴보는 부분은 경영평가등급이다. 편입되는 회사의 등급과 지주 등급, 사업계획과 자본비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등을 본다. 여기에는 대주주의 도덕성 및 범죄 경력은 포함돼있지 않다. 경영실태평가 3등급 이하일 경우 인허가 심사 과정에서 인수 부자격 요건에 해당한다. 현재 우리금융은 2등급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금융은 외부 법률 검토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금융지주사가 아닌 일반 금융사가 다른 금융회사의 최대 주주가 될 때는 감독규정에 따라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등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기업이나 재무적투자자(FI)가 악의를 품고 금융사를 인수해 문제를 일으킬지 꼼꼼히 보는 대주주적격성 심사와 금융지주사의 자회사 편입은 취지가 다르다”며 “금융지주사는 항상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고 있어 기준이 차이가 있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전 유사한 사례도 있었다. KB금융은 지난 2014년 조직 내분 사태와 대규모 정보유출로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사전 통보 받았지만, 그해 12월 LIG손해보험 인수를 승인 받았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회사법 특례조항을 적용해 LIG손보 인수를 승인했다.

한편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보사 가운데 수입 보험료 기준 6위로 지난해 총자산 33조 원, 당기순이익 2000억 원을 기록했다. ABL생명은 업계 9위로 총자산 17조 원, 당기순이익 800억 원 규모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최종 편입하게 되면 이달 1일 출범한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비은행 부문 수익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당국 승인 절차를 거친 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의 100% 자회사화 및 ABL생명과의 합병 등을 차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이제 계약서에 서명한 것에 불과하므로 앞으로 사업계획의 수립, 금융당국의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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