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5%로 2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준금리와 동일해진 건 이번이 역대 처음이다. 최근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은행채와 같은 시장금리 하락세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4년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전월 대비 0.21%포인트 내린 연 3.5%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수치는 2021년 10월(3.26%) 이후 가장 낮았다. 한은은 고정형 주담대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이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7월 평균 은행채 5년물은 연 3.36%로 전월에 비해 0.20%포인트 내렸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평균 3.48%로 전월 대비 0.21%포인트 내리면서 기준금리(현 연 3.50%)를 하회했다. 변동형은 0.08%포인트 내려 4.12%를 기록했다.
주담대 평균 금리가 기준금리와 같아진 것은 2001년 9월 통계 집계 이후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한 것 또한 사상 처음이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산금리 인상 본격화는 7월 하순 이후인 데다 은행채 5년물 역시 하락하고 있어서 최종적으로 어떻게 될 지 향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금리를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금리는 연 4.06%로 전달보다 0.20%포인트 하락했다. 주담대 외에도 신용대출 금리가 연 6.06%에서 연 5.78%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연 3.84%에서 연 3.78%로 각각 내렸다. 가계대출 금리는 2022년 4월 연 4.05% 이후 최저다.
7월 들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잇달아 조정해 대출 금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금리 하락세는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은 이날 기준 3.161%로 7월 30일 3.265%보다 0.104%포인트나 낮다. 은행권에서는 가산금리를 조정해도 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지난달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는 연 3.41%로 전월보다 0.10%포인트 떨어졌다.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는 1.14%포인트로 전월(1.20%포인트)보다 0.06%포인트 좁혀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