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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어진 주식 시장…밸류업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선데이 머니카페]

국내 증시 상승 제한적 평가에

증권가 “밸류업이 투자 대안될 것”

자동차·은행·보험 등 밸류업 주목

주주환원책 내놓은 현대차 관심↑

단기 주가 상승효과 없다 분석도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떨어진 수익률이 아직까지 회복이 안 되고 있으니깐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이젠 주식창도 잘 안 보게 되네요.”

최근 여의도 증권가 일대에서 만난 투자자들은 8월 초 증시 폭락 사태 이후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글로벌 증시는 8월 5월 블랙먼데이 이후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이지만 올해 상반기를 주도했던 인공지능(AI) 등은 힘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 고용지표 발표나 미국 대선후보 토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각종 변수가 남은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증시 역시 9월 이후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시장 경계심으로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가 유독 힘이 빠진 모습입니다. 외국인 수급이 점차 축소되는 가운데 환율 움직임 등을 봤을 땐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어두운 증시 전망 속에서 증권사들은 밸류업이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금리 하락 추세와 지수 상승세 둔화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밸류업 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증권사들이 꼽는 밸류업 업종은 자동차, 은행, 보험 등입니다. 현금 흐름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각종 지표상으로 고배당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은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높고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시기에 좋은 투자 대안”이라며 “금리 하락 추세와 지수 상승세 둔화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밸류업 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했습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여러 측면에서 모멘텀 약화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내달 밸류업 지수 발표를 시작으로 다시 밸류업에 대한 관심도 회복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참석자들이 질의응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차 IR팀 윤태식 팀장, IR담당 구자용 전무, 기획재경본부 이승조 전무,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호세 무뇨스 사장, 대표이사 장재훈 사장, AVP본부 송창현 사장, GSO 김흥수 부사장, 글로벌상용&수소사업본부 켄 라미레즈 부사장,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김창환 전무. 연합뉴스




실제로 밸류업 기대감은 지난달 28일 현대차가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점차 고조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2025년부터 3년 동안 4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습니다. 2025~2027년 총주주환원율(TSR) 목표를 35% 이상으로 기존 대비 10%포인트 이상 상향했습니다. 총주주환원율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 총액과 자사주 매입금 등 주주환원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합니다. 특히 올해 주당 배당금 마지노선을 1만 원 이상으로 제시하면서 역대급 주주환원책을 내놓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현대차를 필두로 그동안 밸류업 공시에 소극적이었던 주요 대기업들의 참여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LG전자와 LG에 이어 POSCO홀딩스와 포스코인터내셔널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예고했습니다. 주요 기업들의 밸류업 공시 참여는 내년도 경영 계획이 수립되는 4분기 중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삼성전자, SK, 롯데지주, 한화, GS, HD현대, 신세계 등 재무 담당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밸류업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9월 중 발표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전문가 의견 수렴과 해외 사례 검토 등을 통해 수익성, 자본효율성, 주주환원 성과 등을 선정 기준으로 삼아 지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수가 공개되면 두세 달 안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출시될 예정입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실효성 논쟁과 관련 세제 지원안의 국회 통과 여부에 대한 모호성은 있다”면서도 “정부 정책에 절대적으로 민감한 대형 금융주와 30대 대기업 집단 소속사들은 보다 적극적인 주주정책 변화 로드맵을 제시해 정부 정책 변화에 화답하며 시장 이목을 집중시킬 공산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물론 일본 사례를 봤을 때 수익률을 확보하는 건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올해 1분기 당시 일본 밸류업 지수는 닛케이225지수 성과를 밑돌았기 때문입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 공개 이후에도 ETF 설정까지는 2~3개월 시간이 필요하고, 일본 사례에서 밸류업 ETF로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밸류업은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가 목표이지 수급 집중으로 인한 단기 주가 상승이 본질이 아니라는 원론적 측면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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