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1~2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가 급변하면서 아파트 평면 설계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4인 가족 등 중심의 설계에서 달라진 부부, 가족 관계 등을 반영해 자녀 드레스룸, ‘각방 부부’을 위한 침실 설계 등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변화하는 인구구조와 생활 패턴을 반영해 특화된 평면 개발을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우선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일 ‘내일의 주거공간 전략과 평면’ 발표회에서 20종류의 ‘신(新) 평면’을 소개했다.
자녀가 없는 ‘딩크족’을 위한 평면의 경우 부부 각자를 위한 침실과 취미 공간을 꾸몄다. 포스코이앤씨의 자체 조사 결과, 부부 응답자의 53%가 분리 수면을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46%는 이미 분리 수면 중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개개인의 수면 패턴이 다른 요즘 부부의 생활상을 반영해 안방의 수면 공간을 분리한 뒤 그 사이에 문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출퇴근 시간 등에 차이가 있는 부부라도 상대방의 잠을 깨우지 않고 생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자녀가 1명인 3인 가구는 아이의 놀이공간을 부부의 활동 공간에 두기 위해 거실 옆에 배치하고, 아이 방에 전용 욕실과 드레스룸을 넣어 아이 중심의 공간을 구현했다.
3세대가 함께 사는 5인 가족을 위한 평면은 조부모 세대와 부모 세대가 각각 사용할 수 있는 침실, 욕실, 드레스룸, 테라스 공간을 만들어 세대별 독립성을 확보했다.
이밖에도 비혼, 1인가구, 캥거루족 자녀와 사는 부부 등 다양한 가족 구성 형태를 반영한 평면도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러한 평면 콘셉트를 ‘유연하게 변형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플렉시폼’(FLEXI-FORM)이라고 명명했다.
앞서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지난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미래 주거 모델 ‘넥스트 홈’을 발표했다.
넥스트 홈에는 기존의 벽식 구조에서 탈피해 수직 기둥에 수평 부재인 보를 더한 ‘넥스트 라멘구조’를 도입해 거주하는 사람이 집 내부 공간을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집안은 ‘인필 시스템’을 통해 사전 제작한 모듈로 손쉽게 꾸밀 수 있다. 조립형 모듈방식 건식 바닥과 벽체이기 때문에 손쉽게 해체가 가능한 데다 띄워진 바닥 아래로 배관을 설치하기 때문에 방과 화장실의 위치를 원하는 곳에 원하는 개수만큼 배치할 수 있다.
현대건설도 코로나19 유행 이후 달라진 생활상을 반영해 ‘H 시리즈’ 등 다양한 특화 평면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지난 8월에는 거실의 벽을 이동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H 트랜스포밍 월&퍼니처Ⅲ’를 공개했다.
버튼을 눌러 거실 월플렉스를 이동시킨 뒤 벽면에 매립된 1인용 책상과 퀸사이즈를 펼쳐 홈오피스나 게스트룸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가구를 접은 뒤 월플렉스를 이동시켜 거실을 넓게 쓸 수 있고, 월플렉스 안에 있는 수납장에 많은 물건을 수납하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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