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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매수세 몰린 2차전지株 '들썩'

LG엔솔 5개월來 40만원대 탈환

삼성SDI·에코프로비엠 등 강세

업황회복 기대에 외인·기관 몰려

"3분기 실적개선 기업에 초점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장기간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모처럼 만에 2차전지주에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관련 주가 급등했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내년 초까지 확실하게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 만큼 개별 기업의 실적을 확인한 뒤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6.19% 상승한 것을 비롯해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5.88%), 삼성SDI(006400)(4.24%), LG화학(051910)(5.75%), 포스코퓨처엠(003670)(14.92%) 등이 초강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41만 2000원)이 40만 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3월 28일(40만 1500원) 이후 5개월 만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247540)이 8.02% 오르며 4거래일 만에 알테오젠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고 에코프로(086520)도 5.26% 치솟았다.





이날 상승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에코프로비엠을 651억 원, 포스코퓨처엠 443억 원, LG에너지솔루션을 443억 원, LG화학을 366억 원, 포스코홀딩스를 331억 원, 에코프로를 287억 원, 삼성SDI를 282억 원씩 사들이며 모두 순매수 상위 리스트에 올렸다. 기관도 LG에너지솔루션을 830억 원, 포스코홀딩스를 397억 원, LG화학을 274억 원, 에코프로비엠을 271억 원씩 매집했다.

2차전지주의 급등은 ‘갑작스럽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증시에서 마땅한 투자처가 사라진 상황에서 저가 매력이 부각됐다는 해석이다. 실적 악화와 인공지능(AI) 관련주 부상으로 주가가 올해 내내 내리막을 탄 상황에서 업황 회복 기대와 맞물려 관련주에 투심이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따른 성장주 반등 기대, 지난 주말 테슬라 주가의 3.80% 상승 효과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됐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자 실적 부진한 다른 기업들까지 내년 상반기에는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받게 됐고 작은 호재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2차전지주를 보면서 지난해 초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가 최근까지 가파른 주가 상승을 이어온 반도체주를 떠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과 달리 전기차와 2차전지 업황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 뚜렷하게 나아지기는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이날 주가 상승세는 시장 변동성 확대를 고려한 수급 상 반등일 뿐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는 구조는 아니라,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가령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000660)의 경우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난 1년 간 3배 증가하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으나 2차전지주는 내년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분을 주가로 더 소화해야 하는 상태”며 “실적 추정치의 방향성을 고려할 때 2차전지 업종의 본격적인 반등은 아니라고 보고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3분기 이익이 늘어나는 기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030210) 연구원도 “2차전지주가 최근 지나치게 많이 떨어진 만큼 일시적으로 반등하고 있는 거 같다”면서도 “유럽에서는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과 판매량 감소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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