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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흔들 최고의 카드"…巨野, 4차 채상병 특검법 발의

■일부 손질해 與 잇따라 압박

대법원장 추천방식·비토권 포함

입법 안돼도 與 갈등 증폭 노려

한동훈측 '특검법 철회설' 부인

불협화음 확산에 내부설득 주력

박성준(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 의안과에 야 5당이 공동 발의한 순직해병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거대 야당이 4차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두 차례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으로 입법 가능성이 낮지만 여권을 흔들어놓을 ‘최고의 카드’로 채 상병 특검법을 활용한다는 분석이다. 야당의 잇따른 특검 압박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특검법 발의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당내 강한 반발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 의안과에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공동 제출했다. 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 5당이 함께했으며 새로운미래를 탈당한 김종민 무소속 의원도 공동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개혁신당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발의된 특검법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대법원장) 추천’ 방식이 담긴 것이다. 대법원장이 4명의 특검 후보를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특검 1명을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야당이 재추천을 국회의장에게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도 담겼다. 특검에 대한 주도권을 야당이 끝까지 쥐는 셈이다.

특검의 규모와 기간도 강화했다. 인력은 파견 검사 20명, 공무원 40명 이내에서 검사 30명, 공무원 60명 이내로, 수사 기간은 70일 이내에서 90일 이내로 늘었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제보 공작’ 의혹은 수사 대상에서 빠졌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수석은 “제보 공작을 포함하려면 국민의힘 측에서 발의하면 된다”며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도 수사할 수 있는 내용은 이미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제 ‘여당의 시간’이라고 공을 넘기면서 국민의힘에 자체 특검법을 발의하거나 법안 논의에 동참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한 대표는) 특검법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사실인지 아닌지, 특검법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 것이기는 한지 직접 입장을 밝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9월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새 특검법을 지난달 발의한 3차 채 상병 특검법과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신중한 태도로 내부 설득을 이어갈 방침이다. 한 대표 측은 채 상병 특검법 발의를 철회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수습하면서 민주당이 제3자 추천 방식의 4차 특검법을 발의하자 “여권 내부 분열용”이라고 경계했다. 친한계인 장동혁 수석최고위원은 “당내 논의를 거치고 의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했다.

여당내에서는 어떤 방식이든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현재로서는 부정적 여론이 우세하다. 특히 야당이 새 특검법에 ‘특검 후보 비토권’까지 담아 협상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 상황이다. 한 대표가 직접 임명한 김상훈 정책위의장조차 이날 “당내 의견 수렴 절차와 정부와 사전 교감도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특검법이 당내 동의를 받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이 앞서 두 번이나 특검법을 발의한 것은 정쟁용으로 대통령 탄핵을 ‘빌드업’하기 위한 음모라고 생각한다”며 “수사기관의 결과 발표 후에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그때 특검을 검토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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