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자금 운용을 맡기는 사모펀드(PEF) 등 위탁운용사(GP·General Partner)에 대한 지분 투자를 위해 전담 인력을 구성하기로 했다. 연금 고갈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GP에 갈 관리 보수나 초과 수익 성과금까지 알뜰하게 챙기는 동시에 이들의 해외 네트워킹 등을 활용해 자산 운용 정보도 얻으려는 이중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PEF나 사모 신용 펀드 GP 지분을 인수하는 전문 인력을 두기로 했다. 지난해 말 신설한 부동산플랫폼투자팀이 GP 지분 인수도 함께 전담하게 되면서 우선은 부동산 관련 GP에 먼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은 현재 4명에서 연말까지 2명을 더 영입해 조직을 보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GP 지분 인수란 PEF나 벤처캐피털, 헤지 펀드, 인프라 펀드, 부동산 펀드, 사모 신용 펀드 등 GP 자체의 지분을 사들여 주주가 되는 투자를 의미한다. EY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 같은 투자를 실행하고 있는 기업은 전 세계 12곳 수준으로 드물다. 원래 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나 JKL파트너스 등 PEF에 수천억 원의 출자금을 대주고 이들의 투자 성과를 바탕으로 간접적으로 수익을 회수했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가(LP)는 출자금 대비 관리 보수를 1~1.5%, 초과 수익금의 30%를 PEF에 성과급으로 줘야 하는데 GP 지분을 직접 인수할 경우 이 같은 부대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국민연금은 과거에도 GP 지분 인수 시장에 종종 뛰어든 바 있지만 전담 인력을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2021년 영국 BC파트너스 지분을 전격 인수하고 이듬해는 미국 HPS인베스트먼트와도 지분 투자를 논의했다. 국민연금은 해당 팀을 조만간 공식 출범하고 정식 직계에 편입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GP 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고위급 관계자는 “출자 시 지분을 갖고 있는 운용사에 대한 편향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해외 GP들을 위주로 투자하면서 딜 소스를 공유하는 차원이 아닐까 싶다”며 “국내 운용사와도 좀 더 긴밀한 관계 속에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GP 지분 인수는 기존에도 하고 있던 것”이라며 “별도 팀 구성이나 인력 충원은 당분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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