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페섹 미국 포브스 수석 칼럼니스트가 4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초대형 무역전쟁’이 시작될 수 있으며 한국 등 아시아에는 위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섹 칼럼니스트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미 대선 트럼프 vs 해리스 시나리오 전망: 아시아 및 한국에의 시사점’ 강연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당선되면 아시아와 관계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을 억누르기보다는 공정 경쟁에 더욱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무역전쟁이 재발할 우려가 클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오면 아시아 주요국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한국 같은 나라들에 치명적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달러 가치를 낮추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을 약화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의 ‘그랜드 바겐’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일대 협상이 있을 수 있고 대만마저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미국 정가는 대혼란을 겪고 북한 등 독재 정권은 이를 통한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11월 미국 대선과 관련해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초기가 상당히 어려운 시기였는데 경제적 성과를 냈고 이는 해리스 당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최근 미국 여성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실망해 해리스 부통령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국제사회에 ‘말보다는 행동’을 보여주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이 내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많은 약속을 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말만 했을 뿐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국내 자본시장 확대 방안 등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초 아시아 증시의 ‘블랙먼데이’ 원인으로도 지적된 ‘엔캐리 트레이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우려의 요소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엔캐리는 할리우드 영화 ‘죠스’와 유사하다”며 “상어가 갑자기 사람을 공격한 뒤 사라지는 것처럼 앞으로도 몇 개월 동안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