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수입 물품의 전반적인 가격 수준이 2%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영향인데 앞으로 수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은행의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10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2.2% 상승한 137.61을 기록했다. 올 4월(3.8%)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입물가지수는 8월(-3.5%)과 9월(-2.6%)에 연속 하락했지만 3개월 만에 반등세를 나타냈다. 광산품이 4.4% 상승했고 석탄 및 석유제품(4.1%), 1차 금속제품(2.9%), 전기장비(2%) 등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품목별로는 유연탄(6.4%), 알루미늄정련품(5.7%), 원유(3.9%), 나프타(3.4%), 평판 디스플레이 TV(3%), 쇠고기(2.3%) 등이 상승했다. 수출물가지수 역시 전월보다 1.7% 상승한 128.92를 나타냈다. 석탄·석유제품(5.5%), 1차 금속제품(2.8%), 화학제품(2.1%) 등의 상승 여파로 3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수출입물가지수가 상승한 것은 유가와 환율의 상승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9월 평균 1334.82원에서 지난달 1361원으로 25원 이상 상승했다. 국제유가 역시 두바이유가 9월 배럴당 평균 73.52달러에서 지난달 74.94달러로 1.9%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수입 물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수입 물가는 시차를 두며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향후 물가 불안이 우려된다.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1%대까지 떨어졌지만 채소 등 일부 품목은 여전히 불안 양상을 나타냈다. 이 팀장은 “수입 물가 상승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정부의 물가 정책 등에 따라 반영 시기나 폭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이후 수입 물가 불안도 우려스럽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입 가격 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지난달과 비교해 유가가 하락했지만 환율은 더 올랐다”며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격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져 방향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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