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와 AI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공동 연구에 나선다.
KAIST는 안성진 전산학부 교수 연구팀이 벤지오 교수와 ‘KAIST·밀라(MILA·몬트리올학습알고리즘연구소) 프리프론탈 AI연구센터’를 설립했다고 4일 밝혔다. 밀라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세계 최대 AI 딥러닝 연구기관이다.
벤지오 교수는 딥러닝 분야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AI 3대 석학’으로 통한다. 현재의 딥러닝 기술을 탄생·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현대 AI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연구센터장을 맡은 안 교수는 밀라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지낸 경험이 있다.
양측은 연구센터를 차세대 AI 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 공동 연구의 중심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양측 연구원의 인적 교류와 정기적인 워크숍 등으로 협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벤지오 교수는 e메일 등 온라인을 활용한 방식으로 공동 연구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의 핵심은 인간의 고위인지 능력을 모방하는 AI 기술인 ‘시스템2’ 개발이다. 시스템2는 직관적이고 빠른 인지를 담당하는 시스템1과 달리 수학적 논리 추론 등 복잡하고 순차적인 사고 과정을 담당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주로 뇌의 전두엽에서 이뤄지는 과정으로 계획·판단·추론 등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을 관리한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재 딥러닝 기술로는 이 같은 고위인지 기능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양측 연구진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전두엽이 담당하는 고위인지 기능을 AI에 통합하는 ‘프리프론탈 AI’를 구현하는 기반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해외우수연구기관 협력허브구축사업’의 일환이다. 안 교수 연구팀은 2028년 12월까지 총 27억 원의 지원을 받는다. 이번 연구에는 홍승훈 KAIST 교수와 안성수 포스텍 교수도 공동 연구진으로 참여한다.
이번 연구센터 설립을 통해 KAIST는 국제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 기관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안 교수는 “벤지오 교수와의 협력은 차세대 AI 기술 개발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이 연구를 통해 인간의 전두엽이 수행하는 고위인지 기능을 모방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구현하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