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 목표가 4.5%에서 5.5%로 높아졌지만 투자를 진두지휘하는 사령관 격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임기 족쇄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긴 안목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CIO가 단기 수익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서원주 CIO의 임기는 2022년 12월부터 올 연말까지 2년이다. 성과에 따라 1년씩 최대 6년까지 늘릴 수 있지만 역대 8명의 CIO 중 임기를 연장해서 완주한 경우는 각각 3년과 4년 재임한 이찬우·안효준 전 CIO 둘뿐이다. 나머지 CIO는 단기 수익에 대한 감사나 정권 교체, 정치권 압력에 따른 특혜 투자 논란 끝에 중도 하차했다. 장기간 꾸준한 수익을 내려면 전문성과 시장 신뢰가 필요하지만 잦은 CIO 교체가 되레 투자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등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사모펀드 업계에서 CIO로 일하는 한 관계자는 “주로 외부에서 온 국민연금 CIO는 2년 중 1년은 적응 기간에 가깝다”며 “사실상 정부와 기금운용위원회의 개입 탓에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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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과 해외 연기금 출자를 받은 사모펀드 관계자는 “연기금 수익률에 영향이 큰 대체투자는 실적이 5년 이후부터 나오는데 국민연금 CIO 임기는 길어야 3년이라 실적이 반영되지 못한 채 교체된다”면서 “해외 사례를 봐도 CIO의 근속이 길수록 수익률도 높아지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해외 연기금은 CIO의 임기가 아예 없거나 2년 이상 연장하면서 장기 재임을 허용하고 있다. 2020년 처음 CIO를 도입한 캐나다연금(CPP)은 에드윈 캐스가 줄곧 맡고 있다. 그는 2008년부터 캐나다연금에 근무하면서 투자담당 임원을 지냈다. 일본 국민연금(GPIF)조차 2020년 선임한 우에다 에이지 CIO의 임기를 2년 연장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연기금과 국부펀드 평가 회사인 글로벌SWF에 따르면 캐나다연금은 10년(2013~2022년 회계연도) 누적 수익률이 10.9%, 일본연금은 6.4%로 국민연금(4.4%)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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