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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붙은 정년연장…대기업 정규직 이득→양극화 심화 ‘난제’

연금개혁 공개…의무가입 64세로 상향 검토

수급개시연령·고령화·노인 빈곤 보면 연장론↑

“노동시장 불평등만들 가능성”…청년 일자리↓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인 지난달 30일 광주 북구 양산동 한 도로에서 한 노인이 폐지를 주워 전동 스쿠터에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연금개혁안을 발표하면서 60세인 법적 정년을 연장하자는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법적 정년 연장은 노인 빈곤, 고령화, 소득 불평등, 국민연금제도 등 워낙 쟁점이 많아 결론 도출에 진통이 불가피하다.

5일 정부는 전일 연금개혁 추진계획안을 발표하면서 국민연금 의무가입기간을 59세에서 64세로 올리는 안을 검토한다고 했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 제도만 놓고 보면 정년 연장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 정부안이 실현된다면 가입자가 보험료를 내야 할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법적 정년도 늘어나는 게 자연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국민연금은 수급개시연령이 2033년부터 65세로 바뀌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 현행 정년과 비교하면 5년이란 소득 공백이 발생해서다.

정년 연장을 강하게 주장하는 곳은 우리나라 노동 지형을 양분하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다. 한국노총은 작년 정년연장 입법청원했고 22대 총선 요구안에 담았다. 정년연장을 비롯해 계속 고용 방식을 논의하는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노총이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빠른 고령화와 심각한 저출생이다.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 차이로 인한 소득 공백도 근거다. 특히 한국노총은 일을 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고령층이 너무 많다는 점을 우려한다. 고령층은 저임금 일자리로 가기 쉽다. 고령층이 일자리를 오래 유지하려면 정년연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년 연장의 쟁점도 만만찮다. 전일 국회에서 열린 정년연장 입법방안 모색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였던 김성희 L-ESG 평가연구원 원장은 노동시장 불평등(이중구조) 악화, 청년 일자리 축소, 노후 소득보장, 임금체계 개편을 꼽았다. 이 중 노후 소득보장과 임금체계 개편은 정년 연장을 할 수 있는 조건과 보완책이다. 정부가 노후 소득 보장 역할을 강화하면, 정년 연장 필요성이 그만큼 낮아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에 만연한 연공급제를 직무성과급제로 전환하면 인건비를 절감해 정년 연장을 수용하기 더 쉬울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노동시장 불평등 악화와 청년 일자리 축소다. 김 원장은 “정년 이전에 취직하거나 정년제 자체의 혜택을 못 받는 노동층이 광범위하다”며 “정년연장이 자칫 노동시장에서 안정되고 고임금인 노동층 일부에게 적용되면, 노동시장 불평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는 2013년 정년이 60세로 늘어날 때부터 제기된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대한 우려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인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대기업·정규직이 만든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이 형성한 2차 노동시장으로 나뉜 층을 뜻한다. 우리 노동시장은 대기업·정규직이 임금 100을 벌면 중소기업·비정규직은 50~60에 불과할 만큼 임금 격차가 심하다. 전체 임금 근로자 2220만여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약 37%인 점을 고려하면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문제인데, 해법이 마땅치 않다. 경영계도 이런 맥락으로 정년 연장이 되면 청년과 비정규직의 일자리 진입이 더 어려워져 임금 격차가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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