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초(超)슬림 경쟁이다.’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24’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의 메세베를린 전시장.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 시간) 전시장 내부에서는 전 세계 2200개 기업에서 몰려든 임직원들이 곳곳에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인공지능(AI) 열풍을 반영하듯 거의 모든 전시 부스가 AI를 앞세워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AI는 이미 디폴트(기본값)가 됐고 또 다른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전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 기능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전력 소모가 커지고 발열이 심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발열부터 시작해서 두께와 무게까지도 모두 줄일 수 있는 가전제품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전에도 초슬림·최적화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내놓는 유럽형 올인원 세탁건조기인 ‘비스포크 AI 콤보’가 이 같은 사례다. 설치 면적과 전체 전기 사용량은 줄이면서도 소비자 효용은 높였기 때문이다. LG전자 역시 유럽의 좁은 생활 환경에 맞춰 용량·성능을 극대화한 25인치 슬림 세탁기를 내놓는다. 극심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슬림 에너지’도 소비자들에 대한 셀링(판매)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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