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하면서 원·달러가 하루 만에 12원 넘게 올랐다.
서울외환시장에서 9일 오후 3시 30분 기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2원 오른 1339.8원에 거래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4원 오른 1337.0원에 개장해 장중 1340.9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하락세를 보였는데 미국발 우려가 제기되며 이날 상승세로 전환하게 됐다. 미국 노동부는 비농업 일자리가 8월 14만 2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16만 4000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실업률은 7월(4.3%)보다 낮아진 4.2%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빅컷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풀이했다. 특히 미국 비농업 일자리 발표 이후 크로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몇 달간 더 많은 지표가 나오기 전에는 빅컷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발언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이 6일 발표된 미 고용지표와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을 ‘양쪽 모두의 최악의 결과’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고용시장은 더 약화하겠지만 연준은 ‘빅컷 의향’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금융시장이 주목하던 고용지표가 엇갈린 모습을 보이는데 연준이 미온적 태도를 보인 점을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에서 금리 인하가 너무 늦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에서 연준의 빅컷 확률은 한 달 전 55%까지 올랐다가 최근 40%대로 떨어졌다. 고용지표 발표 후 이날 27%까지 떨어졌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꺾이며 외국인 순매도세가 일어난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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