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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재탕’에 신제품 실종됐다더니…매의 눈으로 본 IFA 2024

유럽 최대 전시회지만 특색 없다는 지적도

LG전자 AI 전문가들, 5개 AI 키워드 분석

일상 스며든 실효성, 접근성도 크게 높아져

LG 씽큐온·스마트씽스 중심…공간 제어 AI

AI 기술력 사람 넘어 동물까지 포용력 커져

6~10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 메인스폰서를 맡은 중국 가전 기업 TCL의 전시관.사진=허진 기자




“기업들 전시 부스를 가봤는데 ‘재탕’ 같았어요. 작년이랑 크게 다른 점을 사실 모르겠습니다.”

‘IFA’는 유럽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로 손꼽히지만 전시의 꽃으로 불리는 신제품 출시가 실종되면서 크게 다르지 않은 전시가 매번 반복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초에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이후 진행되는 시기적 특성도 이유지만,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 역시 인공지능(AI)으로 거듭되면서 세부적인 트렌드 변화를 읽어내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점도 원인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4이 10일(현지시간) 폐막했다. 현장에 투입돼 전시 실황을 둘러 본 LG전자의 전문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어떤 변화를 읽어냈을까. LG전자의 이향은 H&A사업본부 CX담당 , 강대종 H&A사업본부 인공지능가전 PMO(실장)는 행사 현장에서 개최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올해 전시와 관련한 새로운 다섯가지 AI 트렌드를 분석했다.

뚜렷하게 읽히는 트렌드는 실효성 있는 AI다. 독일 대표 가전 기업이 내놓은 밀레의 리브 없는 세탁기 제품이 대표적이다. 세탁기 통돌이에 돌출된 리브는 옷감을 상하게 하지만 세제와 세탁물을 섞이게 하는 필수 기능 때문에 제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밀레는 AI 기술을 활용해 드럼통을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기술을 확보해 가전 업계의 오랜 고민인 리브를 제거했다. 이 담당은 “그간 AI가 어떤 것을 해줄 수 있다는 선언적인 것을 넘어 제품 실효성을 높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주완(왼쪽 첫번째) LG전자 최고경영자가 6일(현지시간) LG전자 부스를 찾은 올라프 숄츠(// 두번째) 독일 총리와 자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LG전자




합리성이 높아진 것도 올해 AI와 관련한 전시의 특징으로 꼽혔다. 이 담당은 “AI의 합리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AI 기술을 지속가능하게 적당한 가격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전시한 ‘스마트포워드’ 기능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포워드란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앱 스마트씽스를 매개로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제품이 아닌 기존 제품에도 최신 기능을 적용할 수 있게 해 AI 신기능을 지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이는 LG전자가 2021년부터 시작한 업가전과도 유사한 개념이다. LG전자는 한국과 북미 시장에 출시한 업가전 제품을 2025년 1분기에는 유럽 시장으로 확대한다. 중국·유럽 기업들도 이러한 개념을 차용하면서 가전 업계의 표준이 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공간 솔루션으로의 AI’다. 개별 가전에 집중하던 방식에서 시야를 넓혀 공간 단위로 가전을 관리한다는 개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 홈 앱을 통해 여러 가전들의 설치 상황, 연결 상태 등을 한눈에 조망하게 하는 맵뷰 기술이 대표적이다. LG전자가 올해 전시 전면에 AI 홈허브 ‘LG 씽큐 온’을 내놓은 것도 이러한 트렌드의 연장선에 있다. 홈 허브를 중심에 놓고 연결된 가전들을 공간 중심으로 제어하겠다는 것이 LG전자의 구상이다. 이 담당은 “한눈에 집안 가전 전체를 조망·제어하고 공간 전체를 관리 할 수 있게 하는 데 AI 기능만큼 편리한 게 없다”며 "이러한 공간 개념이 향후 인텔리전트 스페이스, 모빌리티, 사업 공간까지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부스에서 시연자가 어시스턴트 로봇 볼리 시연회를 펼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올해 AI 가전들은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지난해보다 자연스러워졌다는 평가다. 대형언어모델(LLM)이 본격 탑재되며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더 향상된 덕분이다. 또한 지난 1년 사이 LLM이 경량화되면서 가전과 연동되기도 쉬운 기술적 기반이 마련된 것도 주효했다. 강 실장은 “AI 스피커가 그간 많이 나왔는데 고객이 쓰다가 포기한 이유는 너무 기계적이었기 때문이다”며 "이런 제품들은 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답답한 부분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는 어떻게든 음성으로 소통할 때 최대한 자연스러운 대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역량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AI 기술이 관장하는 범위가 시니어, 반려동물 등으로 넓어진 것도 올해 전시의 특징으로 읽힌다. 개별 기업들은 직접적인 사용자 외에도 사용자가 돌보는 어르신, 인간을 너머 동물에까지 AI 기능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시에서 펫 케어 기능을 세분화했다. 반려견 산책로 경로를 추적하는 기능, 견종을 식별하는 기능 등이 추가됐다. LG전자 역시 ‘에어로 캣’이라는 전에 없던 제품을 내놨다. 공기청정기와 캣 타워를 합친 제품이다.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자꾸 공기청정기 위에 올라가는 현상에 착안해 출시된 제품이다.

이 담당은 “그간 팻 기능이라 하면 주인을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정말 펫을 위한 기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고양이들이 따뜻한 것을 좋아하기에 온열 기능을 넣고 이들의 체중 감지 기능도 탑재했다. 체중 변화를 씽큐 앱에 보내주고 이상 변화가 있으면 알려주는 기능도 넣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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