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는 대기업에 족쇄를 끼우는 방식으로는 앞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10일 제7대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장관급)에 선임된 이달곤(사진)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일성으로 “‘한쪽은 이기고 다른 한쪽은 지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포지티브섬 게임’ 접근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동반위는 이날 중소기업중앙회 등의 추천을 받아 이 신임 위원장을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임기는 2년으로 공식 취임일은 9월 23일이다. 동반위는 오영교 위원장의 임기가 올해 2월 끝났지만 후임 인선 작업이 지연되면서 이제서야 신임 위원장을 맞이하게 됐다.
이 신임 위원장은 업무 파악 시간이 충분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장과 국회의원,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지내며 다져온 소신을 거침없이 내놓았다. 그는 “대기업을 규제하면 중소기업에 이득이 되고 대기업 규제를 완화하면 중소기업이 손해를 본다는 식의 제로섬 게임 방식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며 “포지티브섬 게임이 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언급했다. 이어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을 지도해줘 부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최종 제품의 경쟁력도 강화하는 것이 한 예가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도 고유 기술을 확보하면 ‘히든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지티브섬을 창출하지 않으면 대기업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신임 위원장은 “포드가 망한 요인을 포드보다는 기술력 향상 노력을 소홀히 했던 중소기업에서 찾는 이도 적지 않다”며 “그러다 도요타와의 경쟁에서 지고 만 것”이라고 전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관련해서는 중재와 설득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서로 물고 뜯게 내버려두지 않고 설득하고 기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며 "대기업이 자체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고 (진출을) 자제할 수 있는 틈새를 발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임 위원장은 소상공인에 대한 애착도 드러냈다. 그는 “전통시장은 위생이라든지, 서비스 부분이 개선되고 (자체) 배달이 가능해지면 좋을 것 같다”며 “이런 부분은 조정·중재를 하는 동반위가 다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서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접촉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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