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차량 사고가 늘고 보상 금액도 커지면서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를 넘어섰다. 손보 업계가 손익분기점으로 판단하는 80%를 넘어선 것으로 지난해 전체 누적 손해율 80.7%에 근접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12개 손보사의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0.2%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0%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손해율이 악화한 것은 사고 건수가 지난해 상반기 177만 9000건에서 올 상반기 184만 건으로 늘어난 데다 사고당 평균 손해액도 전년 상반기 418만 2000원에서 올해 423만 7000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올 상반기 흑자 규모도 332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59억 원보다 40.2%나 급감했다. 금감원은 “상반기 손해율이 지난해 누적 손해율에 근접했을 정도로 상승 추세가 예년에 비해 가파르다”며 “다만 80%대 중후반을 기록했던 코로나19 이전 시기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손보 업계는 올 하반기를 더 우려하고 있다. 당장 장마와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대형 4개사의 7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이 82.2%에 달할 정도로 급등했다. 8월은 아직 집계 전이지만 여름휴가철 나들이 증가로 사고 역시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손보 업계 관계자는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매년 7월 이후 급등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항을 보인다"며 “올해는 부품값과 공임까지 올라 자동차보험 사업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업계 우려처럼 하반기에도 손해율 상승이 이어진다면 내년 자동차보험료가 다시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금감원은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향후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보험금 누수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한편 자동차보험 시장의 과점 구조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000810)·현대해상(001450)·KB손해보험·DB손해보험(005830) 등 대형사의 올 6월까지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85.4%로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000370)·롯데손해보험(000400)·MG손해보험·흥국화재(000540) 등 중소형사 점유율은 0.2%포인트 감소했다. 악사·하나·캐롯 등 비대면 전문사 점유율은 0.1%포인트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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