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10일(현지시각) 대선 TV토론에서 자신이 총을 맞은 이유에 대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이 법무부를 무기화했기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ABC 주최 대선 TV토론에서 해리스 후보와 공방을 주고 받다 "나는 아마 그들이 내게 말한 것들 때문에 머리에 총을 맞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올해 들어 네차례나 기소된 것에 대해 해리스 후보를 겨냥해 "그가 (법무부를) 무기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에서는 결코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인데, 저들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그것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는 지난 7월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 중 총격을 당해 귀에서 피를 흘리며 대피했는데, 해리스 후보 등이 자신을 기소한 것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같은 주장에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는 당선되면 미국 헌법을 끝장내겠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사람이다. 그야말로 정적들을 겨냥해 법무부를 무기화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또한 "트럼프가 백악관에 돌아가면 가드레일이 없다. 법원도 그를 막지 않을 것이고, (러닝메이트인) JD 밴스도 그를 막지 않을 것이다. 이는 미국인들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TV토론에 앞서 사건의 배후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있다는 음모론에 동조하는 듯한 목소리를 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대선 TV 토론 몇시간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34초 분량의 영상을 통해 "남편의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는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며 "이제 주변의 침묵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어두운 배경에 검은 옷을 입은 멜라니아 여사는 "왜 법 집행 공무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전에 총격범을 체포하지 않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 이야기에는 분명히 더 많은 것이 있으며, 우리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진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당시 비밀경호국은 총격범의 범행을 막을 기회가 있었지만 놓쳐 경호 실패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에 총상을 입었고, 총격범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공화당 및 우파 진영 일각에서는 이 사건의 배후에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미 중앙정보국(CIA) 등이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책임을 돌렸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크룩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동선도 검색하는 등 범행에 앞서 여러 인물을 표적으로 물색한 끝에 트럼프 후보를 "기회의 표적(target of opportunity)"으로 삼았다고 발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