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인피니티(AXS)는 블록체인 게임 업계에 상징적인 존재다. 지난 2018년 돈버는게임(P2E)의 개념을 처음 선보여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고 개발사 스카이마비스의 기업 가치는 2021년 30억 달러(약 4조 146억 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 가지 못했다. 토큰 과매도에 AXS 가격이 최고가 대비 97% 급락하고 이용자가 대거 이탈했다. 이후 2년간의 긴 침체기를 깨고 스카이마비스는 올해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픽셀즈 등 신규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로닌의 지갑 이용자수는 지난해에 비해 1000% 급등했다.
3일 디센터와 만난 알렉스 라센(사진) 스카이마비스 공동설립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6년간의 사업 경험을 되돌아보며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서 프로젝트를 창립한 사람으로서 사업의 변동성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시기든 잘 되는 시기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라센 COO는 이제 과거보다 신중한 태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스카이마비스가 창립된 지 벌써 6년이 됐지만 블록체인 게임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뛰기에 앞서 걸어야 하는 시기"라며 “그래픽 사양이 높은 게임은 만들기 어렵고 실패에 따른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작은 규모의 게임만 온보딩하더라도 일단 서비스 성공 확률을 높여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게임의 실패와 토큰 가격의 하락이 결국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꺾는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잘 성장하고 있는 반면 투자 심리는 잘 따라오고 있지 않다”며 “그간 실패한 수많은 게임들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의 성공 확률을 높여줄 공식을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게임의 성공을 단순히 운에 맡기고 싶지 않기 때문에 체계적인 의사결정을 거쳐 게임을 만들고 있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성공적인 게임을 만들어내는 패턴을 분석하고 성공 공식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과 선택’ 전략도 진행 중이다. 지난 2022년 7400억 원 규모의 대형 해킹 사고가 발생했던 로닌 브릿지는 이제 스카이마비스 본사 주도로 운영하지 않을 계획이다.
라센 COO는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으로서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용자가 블록체인 게임을 하고 싶도록 만들고 가치 창출을 믿도록 해야 정부 역시 규제 완화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블록체인 게임 산업의 현주소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스카이마비스엔 현재 30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 중 약 50명은 엑시인피니티 게임과 엑시인피니티 IP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마리오가 닌텐도를 대표하는 캐릭터라면 스카이마비스엔 엑시인피니티가 있다”면서도 “엑시인피니티 IP를 확장하는 동시에 외부 게임 스튜디오와의 파트너십도 적극 추진하며 넓은 시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게임사 가운데선 ‘라그나로크’ 개발사 그라비티와 협업 중이다.
라센 COO는 로닌 월렛과 결제 플랫폼 간 협업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로닌 머니를 쇼핑할 때 실제 쓸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싶다. 지난 2021년 필리핀에선 이미 결제 서비스를 시험 운영해봤고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보다 장기적인 목표는 성장이다. 그는 “기업 가치가 1조 달러, 더 나아가 10조 달러에 달하는 좋은 회사가 되고 싶다”며 “초기 시장이다보니 더욱 열심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