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해수 기반 자가 충전 에너지 하베스터를 개발했다. 에너지 하베스터는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진동·압력 등 에너지를 수확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장치다.
한국기계연구원(KIMM)은 나노융합연구본부 나노디스플레이연구실의 현승민 책임연구원, 소혜미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정수환 경북대 응용화학공학부 교수팀과 해수 내 이온 이동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자가 충전 에너지 하베스터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에너지 하베스터는 산소 기능기 함량이 다른 다중벽 탄소나노튜브와 산화 그래핀 필름을 각각 양극과 음극으로 사용하고 전해질로 바닷물을 활용해 구성된다. 이 과정에서 전해질 내의 양이온들이 상대적으로 산소 기능기 함량이 높은 음극 쪽에 더 많이 모여들게 되고 두 전극 사이의 이온 재배열로 인해 전기에너지 차이가 생기는 원리다.
연구팀은 방전 이후에도 외부 에너지 투입 없이 다시 초기의 개방 회로 전압을 회복해 지속적인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로써 기기의 회수가 어려운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도 센서의 에너지 공급 장치로 지속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기존 물 기반 에너지 하베스터는 에너지 전환 효율이 낮거나 재사용을 위해 물의 기계적인 움직임을 계속 발생시켜야 하므로 외부 에너지가 투입돼야 한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사용이 어렵고 외부 에너지를 투입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에너지 하베스터는 기존의 이온 하이드로겔로 이뤄진 물 기반 에너지 하베스터의 약 4.2배에 달하는 수치로 계산기·시계·센서와 같은 소형 기기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 책임연구원은 “지속적인 자가 충전이 가능해 외부 에너지 투입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라며 “바다에서 온도, 화학적 산소 요구량, 용존무기질소 등 환경 모니터링이 필요한 곳의 센서 및 장치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의 권위 있는 저널 ‘케미칼 엔지니어링’에 게재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