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12일 현대자동차그룹과 기술 개발부터 생산까지 포괄적으로 협력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현대차·기아와 일본 도요타가 주도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730만여 대를 팔아 일본 도요타(1123만 대), 독일 폭스바겐(924만 대)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5위를 차지한 뒤 12년 만에 3위까지 오른 것이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인 전기차(EV) 분야로 눈을 돌리면 현대차의 위상은 더욱 높아진다. 이미 EV 혁명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로 올라섰고 유럽 시장에서도 현지 업체들을 추월했다. 이런 상황에서 2위 폭스바겐은 수익성 악화와 부진한 EV 판매량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하며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친환경차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는 현대차와 도요타의 양강 구도로 압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와 GM이 손을 잡으면 두 회사가 소형 EV와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분야에서 시너지가 날 뿐 아니라 글로벌 밸류체인도 확장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한국과 미국·중국·체코·인도·터키·브라질·인도네시아 등에 공장을 가지고 있고 GM은 캐나다와 멕시코·아르헨티나·이집트 등에 공장이 있다. 두 회사가 차를 공동 개발하면 현지 판매망까지 공유할 수 있어 비용도 줄이면서 판매를 늘릴 수가 있다. 공장을 더 짓지 않고도 더 많은 차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차와 GM의 소형 EV는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중국 업체들을 위협할 수 있다. 또 EV 기반의 SUV와 픽업트럭을 만들어내면 미국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를 추격할 수도 있다. 현대차와 GM의 합종연횡이 성공하면 세계 1위 도요타를 위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협력에 성공하면 서로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에서 입지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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