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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에…낙관 못하는 고용시장

건설업 취업자 2개월 연속

사상 최대 감소폭 경신해

1인자영업자 12개월 감소 이어가

건설·소비 등 부진 지속돼

학생들이 9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구직 상담을 받고 있다. 성형주 기자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용 시장 상황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건설업을 비롯해 청년 고용 통계 측면에서 부정적인 지표가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초 30만 명 수준이던 취업자 수 증가폭은 10만 명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16일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0만 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 3000명 늘어났다. 두 달 연속 10만 명대 증가다.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을 밑돌았던 5월(8만 명)과 6월(9만 6000명)에 비해 나은 흐름을 보였지만 17만 2000명이 늘어난 7월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올해 1~2월 취업자 증가 수가 30만 명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해도 고용 증가 추세가 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에서 취업자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 4000명 줄어 7월(-8만 1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2013년 10차 산업분류 변경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건설업 고용 위축세는 4개월간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도 3만 5000명 줄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 취업자도 5만 5000명 줄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다만 정보통신업(10만 1000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9만 4000명), 운수창고업(9만 4000명)은 취업자가 늘어났다.





1인 자영업자를 뜻하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6만 4000명 줄며 지난해 9월 이후 1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줄었다. 2017년 11월에서 2019년 1월까지 15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 후 5년 7개월 만에 최장 기간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청년 고용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청년 고용률은 전년 동월보다 0.3%포인트 감소한 46.7%로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청년 취업자 수 역시 14만 2000명 감소한 378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가 없음에도 쉬고 있는 사람들을 뜻하는 ‘쉬었음’ 인구도 전년 동월 대비 24만 5000명 늘어난 256만 7000명으로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60세 이상(15%)과 15~29세 청년층(13.8%)은 물론이고 30대(5.8%), 40대(2.6%), 50대(5.4%) 등 모든 연령에서 쉬었음 인구가 늘어났다.

다른 통계를 봐도 고용시장 상황을 낙관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9일 공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보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만 명 늘었다. 2021년 2월 이후 42개월 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13개월 연속,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는 11개월째 줄었다. 고용 시장에서 허리를 담당하는 40대 가입자도 10개월째 감소를 이어갔다.

정부 안팎에선 내수 부진이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고용 감소세가 부각된 건설업의 경우 부진세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7월 공사 실적을 뜻하는 건설 기성은 전월보다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00.6으로 2020년 7월(98.9) 이후 가장 낮았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7월 기준)를 봐도 서비스업판매지수나 건설기성·소매판매·내수출하 같은 내수지표가 위축된 영향에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동행종합지수에서 계절 요인을 제거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100.1)을 빼면 올해 줄곧 100을 밑돌고 있다. 이 지수가 100을 하회하면 현재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보통 고용은 경기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 부진으로 고용 증가세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고용률이 정체되고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는 등 고용 여건이 서서히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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