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최대 1000억 달러(약 133조 원)에 달하는 거금을 모집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나선다. 아랍에미리트(UAE) 자금을 끌어와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 펀드를 출범시킨 뒤 모금액을 늘려나간다는 목표다. 오픈AI와 손잡고 생성형 AI 혁명을 이끌고 있는 MS가 AI의 기반이 될 데이터센터·전력망 구축을 위해 국제적 투자를 끌어들인 셈이다.
17일(현지 시간) MS와 블랙록은 UAE 국가 자금으로 구성된 투자업체 MGX 등과 함께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파트너십(GAIIP)’을 구성해 300억 달러 이상의 사모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GAIIP에는 블랙록에 인수된 인프라 투자 사모펀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GIP)’와 올해 AI 투자를 위해 설립된 아부다비의 MGX, 엔비디아 등도 참여한다.
블랙록을 비롯한 자산운용사는 자금을 대는 데 주력하고, MS와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구축과 반도체 공급망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펀드 규모는 300억 달러 수준으로 시작하지만 채권 금융 등을 포함할 경우 투자 가능 금액은 1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수조 달러에 달하고 연금 및 보험사들이 장기 인프라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추가 투자 유치 계획도 있다”며 “GAIIP는 자본 시장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새로운 기술과 기회를 창출하는 좋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펀드 투자 대상은 데이터센터를 넘어 기반 전력망 구축 등을 망라한다.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협력 국가들에 대한 투자 가능성도 열려 있다. 블랙록과 MS는 외국 투자 계획에 대해 미국 의회 및 규제 당국과 논의를 마쳤다고 한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이를 통해 금융 및 산업계 지도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미래의 인프라를 건설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펀드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언급했던 ‘글로벌 AI 인프라 혁신’의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급속한 AI 발전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나 데이터센터 규모와 전력 공급량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올트먼 CEO는 데이터센터 용량의 한계가 AI 발전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현재의 10배까지 급증할 전망”이라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에너지 기업들은 석탄 및 가스 발전소 폐쇄를 연기하고 새로운 가스 발전소 건설 및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단지와 같은 청정 에너지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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