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전구체 업체인 중국 CNGR에 이르면 이달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소재 공급을 시작합니다.”
안성덕(사진) 코스모화학(005420) 대표는 13일 울산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황산코발트를 2011년 국내 최초로 생산한 기술력을 살려 사용 후 배터리로부터 니켈·코발트·리튬 등 다양한 원자재를 회수하는 재활용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코스모화학이 지난해 울산에 준공한 배터리 재활용 공장은 현재 38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CNGR은 물론 자회사인 코스모신소재(005070)도 이곳에서 추출된 니켈이나 코발트를 공급받기로 했다. 양극재에 이어 전구체 생산에 나선 코스모신소재는 코스모화학 생산 라인 인근에 전구체 공장을 지었으며 시운전을 끝낸 상태다.
안 대표는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50년 약 600조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르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울산 재활용 공장의 증설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재 생산부터 전구체 및 양극재 제조까지 코스모신소재와 함께 수직 계열화를 통한 2차전지 배터리 소재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모화학은 북미 진출도 계획 중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이 미국에 소재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현지에 공장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여러 2차전지 업체들과 북미 지역에 리사이클 거점을 설립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면서 “투자 규모와 시기를 조율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회사의 대표 제품인 황산코발트의 몸값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화재로 배터리 안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배터리의 부식·폭발·화재 위험을 제어하는 코발트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안 대표는 “코발트는 물과 고온에 강한 속성을 가진 원자재”라며 “아프리카에 대부분 매장된 희소 금속이어서 배터리 회사들이 코발트 함량을 낮춘 배터리를 개발하긴 하지만 배터리 폭발을 막는 코발트의 대체 물질을 찾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지 소재 사업 확대는 현재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 이후 수요 회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안 대표는 “코발트를 필두로 니켈과 리튬 가격이 2022년 고점 대비 약 60~80% 하락하면서 당사 매출과 수익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전기차와 2차전지 산업은 성장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 하에 꾸준히 연구개발(R&D) 및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배터리 소재와 함께 다른 주력 분야인 이산화티타늄 사업은 고부가 제품 위주로 전환 중이다. 이산화티타늄은 흰색을 내는 대표적인 원료로 코스모화학은 50년 넘게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해왔다. 생산량 약 3만톤 중 70% 가량이 백색안료, 나머지는 섬유·의약품 등 고부가 원료로 공급되고 있다. 안 대표는 “안료용 제품을 줄이고 특수제품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3월 글로벌 이산화티타늄 기업인 크로노스와 약 8000억 원 규모의 특수제품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고부가 이산화티타늄 생산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코스모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79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968년부터 쌓아온 소재 제련 전문 업력을 살려 앞으로는 ‘전천후’ 수익구조를 갖춘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안 대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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