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시작 전 마지막 증시 개장일이었던 지난 13일 모건스탠리 창구를 통해 100만 주가 넘는 SK하이닉스(000660) 주식 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절반 이상 낮추는 등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바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모간서울(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 SK하이닉스 매도 체결량은 101만1719주인 것으로 집계됐다. 당일 종가 기준으로는 1647억 원 규모다. 모간서울 창구의 순매도량은 78만8678주로 이날 전체 증권사 순매도량의 18%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IB업계에서는 단일 창구에서 하루 만에 펼쳐진 이 같은 대규모 매도세가 다소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간서울에 이어 매도량이 많았던 창구는 JP모간(50만462주), 맥쿼리(20만9411주) 등으로 모간서울 대비 훨씬 적었다. 모간서울은 11일~12일엔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약 15만주, 57만 주씩 순매수 하기도 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건스탠리 창구는 거의 대부분이 외국계 펀드나 기관들이 이용하는 곳"이라며 "당일 매도량 역시 한국 기관이나 개인보다는 해외 펀드가 주문 낸 것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각) '겨울이 다가온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 의견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축소(underweight)로 변경했다. 회사는 하향조정의 이유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꼽았다.
반면 이번 모건스탠리의 주장에 대한 국내 반도체 업계의 반대론도 만만찮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 업계의 상황을 너무 부정적으로 해석한 측면이 있다”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향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도록 공급량 등을 조절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