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거래 가운데 60% 가까이가 당일 매매인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 외면이 심각한 코스닥 시장에 단타만 횡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 전체 거래 대금 대비 데이트레이딩(당일 매매) 비중은 59.1%로 집계됐다. 코스닥은 올 들어 증시 부진이 길어지며 거래 대금 대비 역대 최대 수준의 당일 매매 비중을 보이고 있다. 월별 기록을 살펴보면 올 2월 60%를 웃돌던 당일 매매 비중은 이후 안정세에 접어들며 54%까지 감소했으나 지난달 들어 다시 5%포인트 넘게 치솟았다. 투자자들이 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해외시장이나 채권 등 대체 투자처로 눈길을 돌린 탓이다. 지난달 코스닥 전체 거래 금액(약 159조 원)은 올 7월 대비 8% 가까이 줄며 올해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당일 매매 거래 금액(약 93조 7437억 원)은 1.43% 소폭 상승하며 비중 증가세에 힘을 보탰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만약 금투세가 도입되면 단타 거래 비중이 80%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금투세 도입 시 5000만 원 이상 이익이 나면 최고 27%까지 세금을 내야 하는데 누가 이익을 남겨서 세금을 내려 하겠는가”라며 “단기 매매로 전환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성욱 경희대 세무학과 교수 역시 “주식 양도 차익을 5000만 원 미만으로 만들기 위해 장기 투자를 기피하고 단기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매 연말마다 주가가 급락하는 등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해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더 클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올 하반기 전 세계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장기화 등으로 쉽지 않은 장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투세 도입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금과 코스닥 시장을 맞바꾸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1989년 대만은 중국과의 지정학적 갈등 문제로 시황이 좋지 않을 때 양도소득세를 도입했다가 주가가 한 달 만에 30% 넘게 급락했었다”며 “올 들어 주가가 15% 이상 빠지며 세계 주요국 지수 중에서도 꼴찌에 가까운 수익률을 내고 있는 코스닥에 금투세마저 도입된다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무리한 금투세 강행은 국내 자본시장 왜곡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짚으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경고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금투세 폐지는 적극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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