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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이 갑을 감독?"…정부 ‘GA 관리’ 주문에 난색 표한 보험사

보험사 영업실적 좌우하는 GA

사업 구조상 관리·감독 불가능

업계 "전형적인 탁상행정" 비판





“그게 되겠습니까. 전형적인 탁상공론 아닐까요.”(A생명보험 관계자)

“누가 누굴 관리합니까. 갑이 GA인데요.”(B손해보험 관계자)

보험회사에 법인보험대리점(GA) 관리·감독 책임을 지게 한다는 금융감독원 방침에 보험 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보험회사의 상품을 대신 판매해주는 GA가 보험사에 비해 우월적인 입장에 있는 상황에서 보험사가 GA를 관리·감독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주도로 은행연합회, 생명·손해보험협회, 금융연구원, 보험연구원 등이 참여해 이달 출범한 ‘금융회사 운영위험 관리강화 태스크포스(TF)’가 연내 보험사의 GA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하는 세부 실행 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보험사 임원과 이사회에 GA 관리 책임을 묻고 GA가 일으킬 수 있는 금융사고에 대비해 보험사가 위험자산을 쌓도록 할 방침이다. 금감원의 감독을 받는 보험사가 비금융사인 GA를 관리·감독하는 방식으로 간접 관리하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업계는 현재 사업 구조상 보험사가 GA를 관리·감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GA들은 수십 개 보험사의 수백 개 상품 중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을 골라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GA들이 보험사들의 영업 실적을 좌우하는 셈이다. 전체 보험상품 판매 중 GA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달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대해 GA를 마트로, 보험회사를 식품회사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면서 “수백 개 상품 중 잘 팔릴 만한 것들을 좋은 자리에 진열하고 집중해서 판매하는 게 마트의 일인데 식품 회사가 마트를 관리·감독한다고 하면 말이 되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위험에 대비한 자산을 쌓는 것은 가능하지만 GA가 금융사고를 내지 않도록 평소에 관리·감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 책임을 보험사에 부과한다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GA는 국내 보험시장의 ‘대세’ 판매 채널로 자리 잡았다. 보험GA협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GA 수는 3005개, 소속 설계사는 5만 7121명이었지만 2021년에는 GA 수는 4444개로, 소속 설계사는 24만 7158명으로 급증했다. 설계사 500인 이상 GA는 65곳에 달하고 이들에 소속한 설계사만 17만 9320명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수천 개에 이르는 GA 숫자만 봐도 보험사들이 이들의 불완전판매 등을 관리·감독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며 “GA에 대한 감독 강화는 옳은 방침이지만 진정한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보다 현명하고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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