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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장비' 칠러 힘싣는 LG전자…12兆 남미 데이터센터 시장 정조준 [biz-플러스]

LG전자, 현지 칠러 인프라 구축

4년만에 해외법인 3배나 늘려

AI 수요 따라 HVAC도 성장세

선진국 넘어 신흥 시장 정조준

글로벌 HVAC 아카데미 미국 보스턴 지사.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066570)가 냉난방공조(HVAC) 사업의 주요 제품인 칠러 사업의 영토를 본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 이어 남미에도 공조 솔루션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거점 마련에 한창이다. 최근 남미 지역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위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투자가 이어지며 칠러 사업의 잠재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시스템에어컨 유지·보수 전문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브라질 법인을 신규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현지에서 칠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목적이다.



칠러는 냉매로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대형 건물 등에 냉방을 공급하는 설비로 최근 3년 내 해외 매출이 2배 이상 늘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이엠솔루텍은 LG전자의 상업용 에어컨 설치와 유지·보수 서비스를 담당하는 100% 자회사로 칠러를 중심으로 한 종합 턴키(일괄 생산) 수주의 한 축이다.

하이엠솔루텍은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하이엠솔루텍의 해외 법인은 2006년 설립 이후 2020년까지만 해도 필리핀과 두바이, 베트남 세 곳에 불과했지만 올해 기준 해외 법인 개수는 12개로 4년 만에 3배 늘었다. 지난해 설립된 미국과 독일, 인도 법인에 더해 올해 새로 들어서는 브라질 법인까지 합한 개수다.



LG전자가 하이엠솔루텍 해외 법인을 빠르게 확대하는 이유는 공조 사업에서 유지·보수와 설치 작업의 중요도가 그만큼 높아서다. 구매자가 원하는 사양에 맞춰 설계부터 생산·검사·시운전이 이뤄지는 만큼 맞춤형 유지·보수 기술이 필수다. 고객과의 계약 조건에도 단순 제품 공급 뿐 아니라 유지·보수와 설치가 포함되는 만큼 유지·보수 사업이 제품·브랜드 만족도를 평가하는 주요 잣대로 작용한다. 고객 접점 강화가 공조 솔루션 재구매에도 영향을 주는 간접 영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탈(脫)탄소·친환경 규제 강화를 기반으로 냉난방공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북미와 유럽에 더해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남미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나고 있어 칠러 사업의 잠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남미 지역의 데이터센터 산업 투자 규모는 2027년 91억 달러(약 12조 957억 원)를 기록하며 연평균 성장률 7%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최근 브라질에 2034년까지 클라우드와 AI 인프라를 위해 2조 4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인근 국가인 칠레에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열을 효율적으로 식힐 수 있는 액침 냉각 기술 개발 등의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인베스터 포럼’을 통해 “MS·아마존 등 빅테크 데이터센터에 칠러를 공급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며 “3년 내 칠러 매출을 1조 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남미 지역에서도 연구개발(R&D)과 판매, 유지·보수까지 이르는 전 단계를 현지에서 수행하는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LG전자는 중남미를 포함한 전 세계 43개국, 62개 지역에서 다양한 공조 제품 설치와 유지·관리 교육을 진행하는 HVAC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3만 7000명이 교육을 이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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