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이 지난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역대 최대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카드론 잔액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카드사에 대해 건전성 관리를 요구하기로 했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8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 831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38조 7613억 원)보다 2조 4653억 원 늘었다. 지난해 연간 증가폭(2조 4422억 원)은 이미 뛰어넘었다.
카드론은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다. 지난 1월 전월 대비 4508억 원 급증했고 △2월 2623억 원 △3월 77억 원 △4월 4823억 원 △5월 5542억 원 △6월 874억 원 △7월 6206억 원 △8월 6044억 원 등 증가했다. 고물가·고금리로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저축은행과 대부업 등이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대출 문턱을 높이자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수요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카드론 잔액 증가세는 일부 카드사에서 두드러졌다. 한 달 만에 가장 크게 증가한 카드사는 우리카드였다. 우리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8월 말 기준 3조 8669억 원으로 7월 말(3조 7199억 원)에 비해 1462억 원 늘면서 전체 증가분의 24.2%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카드가 같은 기간 1430억 원 늘어난 5조 5866억 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23.6%를 차지했고, 롯데카드는 1314억 원 늘어난 5조 3425억 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21.7%를 차지했다. 3개 카드사의 한 달 사이의 증가분은 전체의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은 카드론을 급격히 확대한 3개 카드사에 이달 말까지 리스크 관리 계획 제출을 요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들이 카드론 한도를 확대하는 등 공격적 영업에 나서면서 카드론 증가세에 쏠림 현상이 확인된다"면서 "이달 말까지 이들에 대해 리스크 관리 계획을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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